윤창중 "제 1 기준은 전문성, 통합과 다양성 정신 살려"
'여성 대통령·작은 청와대' 어디로 갔나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3주째를 맞은 12일 청와대 비서관 37명의 인선을 발표했다. 당초 40명의 비서관 중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통과되지 못해 신설되는 국가안보실 소속 비서관 3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선이 확정된 것이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통해 "비서관 인선 작업이 완료돼 오늘 일괄 발표한다"면서 "정부조직법 개편안 처리가 지연돼 공식 발표는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인선 기준과 관련해 '제1 기준은 전문성'에 두었다"면서 "이밖에 통합과 다양성의 정신을 살려 정부 대학원 연구소 등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인재를 발굴, 충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청와대는 공석이던 홍보수석실 홍보기획비서관에 최형두 총리실 공보실장을,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에 이혜진 동아대 로스쿨 교수를 임명했다.
청와대 비서관 37명 인선의 특징은 친박계 측근들의 진출과, 인수위 파견 부처 공무원의 발탁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작은 청와대'를 표방했지만, 적다고 보기 어려운 비서진 규모와 여성의 사회 참여를 강화하겠다던 '여성 대통령'의 보좌진 중에 여성 비서관이 드문 점도 눈에 띈다.
우선 비서실장 직속 비서관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십수년째 보좌해온 최측근 보좌진들이 이름을 올렸다. 총무비서관에 이재만 전 보좌관이, 제1부속비서관에 정호성 전 비서관, 제2부속비서관에 안봉근 전 비서관이 각각 임명됐다.
새누리당 내에서 웬만한 중진 의원들보다 높은 권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박 대통령의 '문고리 권력' 3인방이 비서실에 포진한 것이다. 이들은 박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대통령의 일정과 면담, 메시지 등을 총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무비서관에 임명된 김선동 전 의원과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 대통령을 도왔던 조인근 연설기록비서관, 백기승 국정홍보비서관, 최상화 춘추관장도 박 대통령의 오랜 측근으로 꼽힌다.
이번 비서진 명단에는 인수위원회에 부처에서 파견됐던 공무원과 인수위 출신 인사들도 상당수 포진해 있다. 홍남기 기획비서관, 오균 국정과제 비서관은 각각 기재부와 총리실에서 파견돼 경제1분과, 국정기획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이혜진 법무비서관은 인수위 법질서·사회안전분과 간사를 맡은 바 있으며, 박동훈 행정자치비서관은 행정안전부 국장 출신으로 인수위 법질서 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정황근 농축산식품비서관, 장진규 과학기술비서관, 김용수 정보방송통신비서관, 연제욱 국방비서관도 각각 농식품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국방부에서 인수위에 파견됐던 공무원들이다.
이외에도 윤창중 대변인과 최상화 춘추관장, 임종훈 민원비서관은 인수위 대변인과 대통령취임준비위 실무추진단장, 행정실장을 맡은 바 있다.
한편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표방했지만 내각, 수석비서관에 이어 청와대 비서관 인사에서도 박근혜 정부의 여성 발탁률은 매우 저조한 편이다. 이번 비서관 37명 중 여성은 6명으로 비율은 16%에 불과하다.
여성 비서관은 이혜진 법무비서관, 김행 대변인 외에 서미경 문화체육비서관, 류정아 관광진흥비서관, 장옥주 보건복지비서관, 정영순 여성가족비서관이 전부다.
박 대통령이 여성 인선에 인색한 점은 이미 인수위 인선에서부터 여러 차례 지적돼 왔으나, 청와대 측은 박 대통령의 여성 인력 풀이 대부분 지난 4.11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정계에 진출해 있다는 점을 들어 여성 인선의 어려움을 토로해 왔다.
'작은 청와대' 이미지도 퇴색됐다. 당초 인수위는 2실9수석34비서관으로 청와대를 슬림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며칠만에 이를 뒤집어 경호실의 격상으로 2실은 3실이 됐고, 국가안보실장도 장관급으로 신설됐다. 이에 비서관 수도 40명에 이르게 되면서 '작은 청와대'는 물건너갔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