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난항…"당 지도부 총사퇴 각오해야" 압박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가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과 관련해 연일 야당을 압박하고 나선 박근혜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향해 거듭 쓴 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13일 정 전 대표는 "정치는 민주주의에서 최고의 행위이고 대통령도 정치를 뛰어넘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의 '총사퇴 각오'를 거듭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 "정치 위기를 방치하면 국회가 죽고 결국 정부도 타격받게 된다. 정치의 빈자리를 행정이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과 관련 핵심쟁점인 ICT 기능이관에 대해 박 대통령이 '타협 불가' 방침을 거듭 밝히고, 여야 협상의 진척이 없자, 박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질타하고 나선 것이다.
이어 정 전 대표는 "정치를 멀리하거나 정치를 안 한다면 이것은 또 다른 형태의 정치가 되고 나라는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안보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치마저 파행을 겪고 있어 안보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안보관련 책임자들의 자리는 비어있고 국회는 초당적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의 도발위협에 우리도 비상한 각오로 대비해야할텐데 정치권의 분위기를 보면 무책임하다 할 정도로 안보위기와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 우리 정치의 심각한 위기"라고 지적했다.
정 전 대표는 정부조직법 협상 난항과 관련 "야당도 문제지만, 이런 정치위기를 초래하게 한데는 새누리당 책임도 없을 수가 없다"며 "우리 당 지도부는 총사퇴한다는 각오로 책임감을 갖고 현재 위기를 조속히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치위기를 방치해서 안보위기를 가중시킬 것인지 아니면 책임감을 갖고 정치위기를 해소할 것인지 이제는 새누리당이 결단해야 한다"고 거듭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정 전 대표의 모두 발언이 진행되는 동안 박 대통령의 '원안 고수'입장을 그대로 관철하려는 이한구 원내대표가 이혜훈 최고위원과 대화를 나누다 사진기자들의 포토세례를 받으면서 시선이 모아지자, 정 전 대표가 이 원내대표를 향해 "제가 지금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라고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