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선진화법과 관련 없어…직권상정 전례 없는 불가능한 사안"
새누리당 '쇄신파'인 남경필 의원은 13일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 때문에 이한구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에서 국회 선진화법 개정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정치력 실종을 국회 선진화법을 통해 희생양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남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정부조직법은 애시 당초 직권상정의 전례가 없는 불가능한 사안"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국회 선진화법은 지난 2011년 '박근혜 비대위 체제'에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정치쇄신안의 한 방안으로 당시 남 의원을 비롯한 18대 쇄신파 의원들과 원내대표였던 황우여 대표가 주도적으로 통과시킨 법안이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법안 통과를 촉구한 바 있다.
남 의원은 "이한구 원내대표 말씀대로 정부조직법과 관련해 야당의 주장과 행태는 지나치다.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국회 선진화법을 악용하고 있다. 야당의 행태는 비판 안할 수 없다"고 동감을 표시하면서도 "그러나 18대 국회가 어렵게, 절박한 심정으로 만들었던 국회 선진화법을 되돌린다, 무력화시킨다고 하는 것이 옳은 논쟁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분명하게 말씀드릴 것은 정부조직과 정부조직법이 협상이 안 되는 것은 국회 선진화법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의원은 "역대 많은 국회 폭력사태와 직권상정이 있었지만 정부출범 이래 한 번도 정부조직법과 선거법, 국회임명동의안을 놓고 몸싸움을 하거나 직권상정을 한 적이 없다"며 "정부조직법, 선거법은 여야 합의 없이 처리할 수 없는 법이다. 때문에 만약에 선진화법이 없었으면 우리가 직권상정해서 몸으로라도 밀어붙여 정부를 출범시킬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논의는 불필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물론 선진화법에 난제가 있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야당의 일정부분 양보와 동의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전체 법안 중 99.9%는 다 통과된다"며 "매년 통계를 보니 16대 국회 이후 몸싸움이 36건이 있었다. 12년 동안 1년에 2.5차례다. 1년에 2개정도의 법안 때문에 국회가 난장판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선진화법이 작동되면 나머지 99.9% 법안은 다 처리되는 것이고, 2~3건 법안 특히, 예산안이 많다. 거기에 시간 걸리게 되어 있는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지만 합의해서 처리하면 되는 것이지 이것 때문에 '식물 국회'가 됐다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거듭 지적했다.
남 의원은 "선진화법은 쟁점 되는 법안은 시간 걸려도 논의하자, 하지만 다른 것은 빨리 처리하자는 게 선진화법의 기본정신"이라며 "빨리 정부조직법을 처리해야하지만 지연된다면 반드시 통과할 법안들, 조세감면제도 연장 같은 것들, 쟁점 없는 법안들은 야당에 요구해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자(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게 선진화법 정신이고 취지에 맞는 것"이라며 "지금 상황이 잘못됐다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하나의 희생양으로 선진화법을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법은 18대 국회 많은 의원들과 박근혜 대통령도 함께 토론하고 해서 만든 법안임을 상기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