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여성은 임신 9개월째 사건 전말 알고 충격받아 조산
서울 양천경찰서는 은행원이라고 속여 결혼식을 올리고 신부 측으로부터 금품을 챙긴 혐의(사기)로 유부남 김모(29·무직)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11년 4월 술자리에서 만난 간호사 A(30·여)씨에게 시중은행에 다닌다고 속여 지난해 9월 결혼식을 올리고 예물, 차량 구입비, 아파트 중도금 등 명목으로 6천45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실제로는 본처와의 사이에서 5살 된 아들을 둔 김씨는 지방에 거주하는 본처에게 '서울에 있는 회사에 취직했다'고 속인 뒤 상경해 A씨와 결혼식을 하고 서울 양천구에 신혼집을 차린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시중은행 가짜 명함을 인터넷 업체를 통해 제작해 A씨와 그 가족에게 보여줬으며, 결혼식에는 가짜 부모 등 하객 60명을 동원하는 한편 은행 명의의 화환까지 배치했다.
결혼식에서 김씨의 아버지 역할을 한 김모(73)씨는 경찰 조사에서 하객 소개 업체를 통해 알게 된 김씨가 진짜 부모가 결혼을 반대한다면서 부탁해 일당 15만원을 받고 상견례와 결혼식에 참석했다고 진술했다.
김씨의 범행은 본처가 지난달 16일 수소문 끝에 A씨와의 신혼집에 찾아오면서 덜미가 잡혔다.
김씨의 아이를 임신한 A씨는 김씨의 본처를 만나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됐고, 그 충격으로 예정일보다 한 달 이른 지난달 25일 출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잠시 보험회사에 근무할 당시 친구에게 보험을 가입하도록 해 실효된 보험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속여 매달 보험금 160만원을 송금받아 약 2천만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한 여성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뜨린 악성 사기범"이라고 구속영장 신청 이유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