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4월 중 원아모집 시즌을 맞아 꿈틀대는 사립유치원 비용의 과다 인상을 막기 위해 전국적인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지난해 5세아 누리과정 도입에 이어 올해부터 0∼5세 아동 보육료 지원을 전계층으로 확대했지만, 일부 사립유치원 등을 중심으로 비용인상 움직임이 보이는 등 부당·과다 인상을 사전에 차단해 부모들의 보육료 부담을 줄이고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장기적인 유치원비 안정화 방안으로 사립유치원에 대한 원비 인상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사립유치원비 인상률 상한제'를 올해 안에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15일 서울시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물가관계부처회의를 주재하고,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유치원비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정부는 지난해 5세 누리과정 도입으로 유아학비 및 사립유치원 재정지원이 확대되며 학부모들의 유치원비 부담이 11.5% 가량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일부 사립유치원을 중심으로 유치원비 인상 움직임이 보이는데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
사립유치원의 경우 3∼4월 중에 주로 원아모집이 이뤄지고 원비가 최종 확정되므로, 지난해 물가상승률 범위 내에서 유치원비를 책정하도록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사립유치원비의 경우 입학경비는 만3∼5세 등 연령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지난 2년간 유치원비 동결로 인한 인상요인이 발생해 기본과정 교육비와 방과후 교육비가 지난해보다 5∼7% 가량 인상될 전망이다.
실제로 유치원알리미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으로 월평균 사립유치원비가 지난해에 비해 만3세 45만4430원(5.6%↑), 만4세 47만1293원(5.9%↑), 만5세 47만1595원(6.6%↑) 등으로 인상됐다.
정부는 유치원비 안정을 위해 과다 인상 유치원에 대한 특정감사 및 특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서울지역에서 납입금 총액이 높은 유치원들을 대상으로 오는 18일까지 서울시교육청 직원 등 합동 감사반을 파견해 특정감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전년 대비 유치원비 납입금이 5% 이상 급등했고, 월 95만원 이상의 비용을 학부모들로부터 징수한 32개 유치원에 대해서는 오는 22일까지 특별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감사·점검 결과 유치원비 편법 인상이 적발된 유치원에는 시정·명령을 내리고, 불이행시 유치원 재정지원을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원·학급 감축 및 유아모집 정지 등의 조치도 내릴 계획이다.
서울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도 시·도 교육청별 유치원비 안정화 점검단을 구성해 다음달 12일까지 조사를 실시하고, 유치원비 인상폭이 과다한 지역을 중심으로 각종 제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다만 유치원비 인상억제 정책에 협조하는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는 학급운영비 및 교사 처우개선비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줄 예정이다.
학급운영비의 경우 올해 보통교부금 622억원을 반영해 1학급당 월 25만원씩 지원한다. 교사 처우개선비에는 보통교부금 1814억원을 쏟아 교직수당 월 25만원, 인건비보조 월 15만원, 담임수당 월 11만원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유치원비 안정을 위한 중장기 대책으로 '사립유치원비 인상률 상한제'를 올해 안에 도입하기로 했다.
유아교육법을 개정해 사립유치원비의 인상률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위반하는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는 강력한 행·재정적 제재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달 중으로 사립유치원비 인상률 상한제의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상반기 중으로 당·정 협의 등을 거쳐 정부안 또는 의원 입법안으로 법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