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인사 청문회를 앞둔 신제윤 금융위원장 내정자(사진)가 과거 다운 계약서(매도인과 매수인이 합의해 허위의 거래 가격으로 계약)를 작성하고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식 의원(민주통합당)은 15일, 신 내정자가 지난 2003년에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의 아파트를 매수·매도하는 과정에서 매매가격을 과도하게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신 내정자는 지난 2003년 4월 주공4단지 아파트(92.4제곱미터)를 매도하면서 거래 가격을 6400만원 신고했다.
하지만 당시 이 아파트의 거래 가격은 평균 3억8500만원으로 실제 매수 가격의 6분의1 가격에 해당된다.
이번 인사 청문회에서 다운 계약서 논란이 있었던 다른 장관 후보자들의 경우 2~3분의1 정도 수준으로 드러났지만, 이와 비교할 때 신 내정자는 도를 넘는 수준이다.
매매가 이뤄진 2003년은 다운 계약서가 관행이거나 실(實)거래 가격보다 낮게 책정된 정부 기준 시가로 신고됐을 수 있으나, 신 내정자의 신고 가격은 당시 정부 기준 시가인 4억5050만원과 비교해도 5분의1 수준에 해당됐다.
특히, 신 내정자는 1994년 매수한 주공4단지 아파트를 2003년 4월 매도하고, 3주 후인 5월에 주공5단지 아파트를 다시 매수했다.
2003년 당시 과천시 별양동의 주공아파트는 3단지, 11단지의 재건축 정밀 안전 진단이 실시되면서 시세가 급등했고, 정부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해 아파트 기준 시가를 인상하며 투기 과열 지구로 지정된 바 있다.
김 의원은 "신 내정자가 이 과정에서 취득세, 등록세 등 2500만원의 세금을 탈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신의 아파트를 정부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에 매도하는 등 고위 공직자로서 심각한 도덕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신 내정자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부동산관련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을 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