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 인사 역사(歷史)의 새로운 한 페이지가 쓰여졌다. 15일 국세청장으로 내정된 김덕중 현 중부지방국세청장(이하 김 내정자)는 국세청 역사상 처음으로 중부국세청장에서 곧바로 국세청장으로 직행한 첫 케이스가 되는 '기염'을 토해냈다.
1966년 개청이래, 군인출신 국세청장 시대(1대 이낙선 전 국세청장∼6대 성용욱 전 국세청장)가 저물고 현재와 같은 국세청장 인사구도가 정립된 이후 국세청장은 대부분 국세청 차장, 서울지방국세청장 등에서 배출됐다.
10대 임채주 전 국세청장, 12대 안정남 전 국세청장, 15대 이주성 전 국세청장, 16대 전군표 전 국세청장, 17대 한상률 전 국세청장, 19대 이현동 현 국세청장 등은 모두 국세청 차장직위를 수행하다 국세청장에 임명됐다.
11대 이건춘 전 국세청장과 13대 손영래 전 국세청장은 서울국세청장으로 재직하다 국세청장으로 낙점 받았다. 14대 이용섭 전 국세청장(현 민주통합당 국회의원)과 18대 백용호 전 국세청장은 '외부출신' 임명 케이스다.
국세청 차장은 명실상부한 국세청 2인자. 이에 따라 대부분의 국세청장들이 차장으로 재임하던 와중에 국세청장으로 승차했다.
서울국세청장 또한 6개 지방국세청장 중 서열이 가장 높고, 한반도의 핵심인 거대 세원, 수도 서울을 관할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역대로 국세청장 인선시 빠지지 않고 후보군에 포함됐었다.
중부국세청장도 서울과 부산국세청장(2012년 1급 승격)과 함께 1급 지방국세청장으로 분류되고, 경기도는 물론 인천과 강원지역을 아우르는 가장 넓은 지역을 관할하고 있어 국세청장으로서의 능력과 리더십을 수양할 자리로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지금껏 단 한 번도 국세청장 직행 케이스가 없었다.
실제로 김 내정자 또한 이 같은 관례로 인해 이번 국세청장 인선 초기, 유력한 후보군으로 분류되지 않았다가 인선 발표 수일을 앞두고 급격히 '다크호스'로 부상하면서 국세청장에 내정되는 결과물을 얻어냈다.
중부국세청은 김 내정자의 내정 소식에 잔뜩 고무된 분위기다. 중부국세청장에서 곧바로 국세청장으로 직행한 첫 케이스가 만들어지면서, 서울국세청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졌던 '위상'을 세우는 계기가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중부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중부국세청은 여러 지역 사람들이 거쳐가는 지방청 정도로 인식되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중부국세청 개청 이래 가장 큰 경사가 났다"고 환영의 뜻을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부국세청도 같은 1급 지방국세청이고 업무난이도 또한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데, 지방국세청장 인선 등에서 항상 서울국세청 출신들이 우대되어 왔다"며 "앞으로 중부국세청에서도 지방국세청장 진출자가 나오는 등 위상이 제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내정자는 1966년 국세청 개청이래 국세청을 이끈 18명의 국세청장 중 4번째 충청 출신(이건춘, 한상률, 백용호) 국세청장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