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징수(관세)는 물론 국가경제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총포·마약밀수 단속 등 대한민국 경제국경을 책임지고 있는 '경제국방부' 관세청의 초라한 위상이 재차 확인됐다.
내부승진 청장 인선에 환호성을 터뜨리는 다른 외청들을 쓸쓸히 바라보는 신세이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청와대는 제26대 관세청장으로 백운찬 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을 내정했다. 재정부 출신 관세청장의 명맥을 잇는데 성공한 백 관세청장은 지난 18일 대전 관세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관세청 수장에 올랐다.
청와대의 외청장 인선 발표 이후 나흘이 지난 20일, 새로운 관세청장 체제가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관세청 내부의 씁쓸한 여운은 좀처럼 가시지 않은 분위기다. 한껏 고조됐던 내부승진 청장 인선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허탈함을 털어 내지 못한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청와대 인선 발표 직전까지도 관세청은 내부승진 청장 인선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어 있었다.
기대감의 크기도 과거 어느 관세청장 인선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지난 2005년 성윤갑 전 관세청장 이후 12년 동안 내부승진 청장에 대한 '갈증'이 있었기 때문.
특히 박근혜 정부가 기관장 인선에서 '전문성'을 최우선시 한다는 인식이 만들어지면서 내부승진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었다. 하지만 열려진 뚜껑 속 결과물은 기대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백운찬 청장이 기획재정부 근무 시절, 관세정책관으로 근무하는 등 전문성 측면에서 부족함이 없다는 기대감도 나왔지만, 또 다시 내부승진이 좌절되고 외부인 출신 관세청장이 임명된 것에 대한 관세청 사람들의 실망감을 덮기에는 부족했던 것이 사실.
게다가 같은 날(15일) 발표된 국세청과 조달청 등 재정부 타 외청의 경우 내부승진 청장이 선택되면서 관세청 사람들의 '한숨' 소리는 더욱 깊었다는 후문이다.
□ 홀대 받는 '경제국방부' 관세청 = 일반 국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관세청은 세수확보(관세)는 물론 불법외환거래, 마약밀수 차단 등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역할이 상당한 조직이다. 경제분야 '국방부'라고 해도 될 정도로 중요성이 큰 기관이다.
특히 우리나라 관세청의 주업무라 할 수 있는 총포·마약밀수단속 등 업무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업무임과 동시에 위험성이 동반된 업무들이다. 최근에는 FTA체결 등으로 인해 기업 지원 등 역할과 비중이 상당히 커졌다.
이 같은 막중한 책무는 전국 각지에 분포한 4500여명의 관세공무원들이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관세청은 기획재정부의 '외청' 중 하나로 인식될 뿐, 비슷한 성격(세입징수)의 재정부 외청인 국세청과 달리 높은 위상을 확보하고 있지는 못한 형편이다.
미국 관세청의 경우 1776년 독립 이후 수 백년간 대통령 경호를 전담했을 정도로 중요시되고 있지만(미국 대통령의 경호 체제는 2001년 9·11테러 이후 타 기관으로 이관), '월드베스트(World Best)'를 자부하고 있는 우리나라 관세청의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관세청이 자신들의 역할에 걸맞는 위상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관세청 내부에서는 관세청장 인선과 연결짓는 해석들이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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