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서 이어집니다)
공직사회의 특성상 관세공무원들에게도 열심히 일하면 국장급 고위직은 물론 청장에도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줘야 '사기'가 오르고 조직의 활력도 생기는 것인데, 유독 관세청장의 경우 내부승진과 먼 거리를 두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의 관세행정 흐름을 감안할 때 조직의 수장 또한 과거에 비해 더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국세청장에는 내부승진자를 발탁해 올리면서 관세청장은 내부승진자를 선택하지 않은 청와대의 행보가 의아하다는 반응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관세청 일각에서는 성윤갑 전 관세청장을 전후해 내부승진 청장 전통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과 관련한 이유를 관세청 내부에서 찾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관세청 스스로 기관의 위상을 높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관세청은 수입물품에 대한 관세나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등을 징수하는 기관으로 지난해 징수한 실적은 전체 조세수입의 33%를 차지했다.
액수로만 치면 65조9000억원.
최근 지하경제 양성화로 주목받고 있는 국세청(2011년 세수실적 180조원)에 비해선 적은 규모이지만 세수확보라는 현 정부의 중요한 목표 아래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 규모다. 게다가 밀수단속 등 유무형의 국가적 기여도가 매우 높다.
이에 관세청 고위직 등을 중심으로 적극 나서 조직의 실적을 알리고 관세청의 위상을 세우는데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세청장의 내부승진은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관세청장은 외부 수혈로 이뤄지는 이유는 관세청 고위직들의 적극적이지 않은 태도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외부인사에 대해 '히스테리'에 가까운 내부 반응을 보이는 국세청과는 달리 관세청은 내부승진 기대감을 일찌감치 접고, 청장 경쟁 보다는 차장 경쟁에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근본적인 원인해결 노력 없이 유능한 행정고시 출신 인재들을 끌어오기 위한 승진 인센티브 등 '유인책'만 반복적으로 내놓는 행보에 대한 비판적 여론도 형성돼 있다.
관세청의 한 관계자는 "유능한 행시 출신들이 관세청에 오려고 하지 않는 것은 내부승진이 되지 않기 때문인 측면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큰 꿈을 가지고 공직에 들어온 사람이 최고 기관장 승진 가능성도 떨어지는 기관에 왜 들어오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관세청 고위직들이 내부승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누가 관세청에 오래 있고 싶겠느냐. 이는 관세청이 자초한 면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새로운 관세청장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만 앞으로 관세청을 이끌어 가야 할 관세청 직원들의 사기도 중요하지 않느냐. 관세청의 역할과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차제에는 직원들의 사기를 고려한 인선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