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서 이어집니다)
국세청 고위직 간부(고위공무원단) 중 김 내정자와 행정고시 기수가 동일한 간부들은 박윤준 국세청 차장, 송광조 국세청 감사관, 이전환 국세청 개인납세국장, 이종호 국세청 법인납세국장, 제갈경배 국세공무원교육원장, 김은호 부산국세청장(이상 국세청 직제順) 등 6명.
박 차장의 경우 국세청장과 차장을 행정고시 동기들이 차지한 전례가 드물다는 점, 국세청 인사관행상 국세청의 2인자 위치에서 지방국세청장으로 발령내기 어렵다는 점 등에서 잔류 가능성이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 국세청 내부에서는 박 차장을 논외로 치더라도 행정고시 27회들의 무더기 퇴직 현상이 빚어질 가능성을 상당히 낮게 보고 있다.
국세청의 인재풀(POOL) 구성현황 등 여러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 TK출신 가득찬 국세청 고공단, "난감하네" = 박윤준 국세청 차장의 현직 잔류, 조현관 서울청장의 퇴직을 전제할 경우 국세청이 채워야 할 1급 고위직은 서울국세청장과 중부국세청장 2자리. 박 차장과 조 서울청장이 퇴직하면 차장, 서울국세청장, 중부국세청장 3자리를 메울 필요성이 생긴다.
1급이라는 명분으로 김은호 부산청장도 퇴직 대열에 합류한다면, 1급 4자리 전체를 교체해야한다.
물론 이 자리들을 채울 '인재풀'은 분명 존재한다.
문제는 인재풀의 '구성'이다.
현재 행정고시 27회 고위간부 중 박윤준 차장(서울)과 송광조 감사관(서울), 김은호 부산청장(경남 밀양)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모두 출신지역이 TK(이전환, 이종호, 제갈경배)다. 행정고시 28회 출신으로 눈을 돌려도 2명 모두 TK(김연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 임환수 국세청 조사국장)다.
또 송광조·이전환 국장은 아직 1급 승진을 못했지만, 부산지방국세청장을 거쳐온 경력도 인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들이 갈 수 있는 자리가 제한되기 때문.
비고시 출신 중 1급 승진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영기 재산세국장 마저도 TK출신이다. 호남(전남 목포) 출신 임창규 광주국세청장도 당당한 1급 후보지만 현 직위에 임명된 지 채 4개월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 애매한 구석이 많다.
즉, '지역안배'를 중시하는 국세청 1급 고위직 인선관행을 감안할 때 현재의 인재풀 구성은 '묘수(妙手)'를 찾기가 상당히 난해한 형태인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인재풀 구성을 핑계삼아 1급 4개 직위 중 3개 직위 이상을 TK출신들로 포진시킬 경우, 부정적인 여론만 형성시킬 우려가 크다. 결과적으로 행정고시 27회 출신 정리폭은 새 국세청장의 인사운용 원활화를 위해서라도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행정고시 27회 출신들의 대규모 정리를 선뜻 단행할 수 없는 이유는 이 뿐만이 아니다.
1급 고위직을 포함해 후속적인 고위공무원 국장급(본청·서울국세청·중부국세청 국장급) 인선에서도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