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유기준 거듭 '현실론' VS 서병수 "실천이 중요"
오는 4.24 재보선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공천 폐지를 둘러싸고 새누리당이 연일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날(20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이어 2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당 지도부간 격돌이 이어졌다.
기초단체장·기초의원 공천 폐지를 강력히 반대하는 심재철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공천하지 않으면 (기초의원으로)출마하려는 사람은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나가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현지 의견을 다시 들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심 최고위원은 4.24 재보선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병수 사무총장이 전날 공천 권한은 공심위에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의식한 듯 당헌 규정을 내세우며 '무공천' 철회를 주장했다.
그는 "당헌 49조에는 공직자추천위원회가 후보자 공모심사선정을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후보자가 심사했는데 적절치 않으면 무공천을 할 수 있다"며 "근데 신청후보자가 있는데도 무공천을 하는 권한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또, "당헌 33조에 최고위는 중요 당무에 대해 심의의결권을 가진다. 공천을 하느냐 마느냐는 중요한 당무로서 최고위에서 결정할 일"이라며 재차 최고위의 권한을 강조했다.
심 최고위원은 "공천하지 않는다는 입장에서가 아니라 공천하는 게 좋은가, 아니냐로 백지상태에서 다시 묻고 최고위에서 다시 결정할 사항"이라고 못 박았다.
전날에 이어 유기준 최고위원 역시 "당내에서 이 문제(기초의원 무공천 공약)를 다가올 4.24 재보선에 당장 적용하는 것에 반대의견이 상당하다. 민주당은 현행법대로 정당공천을 하겠다는 입장인데, 우리당만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게임의 룰은 모두에게 적용돼야 하는데 우리만 손발을 묶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18대 국회 말미에 급하게 처리된 국회 선진화법이 1년 만에 어떤 결과를 낳고 있는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정치는 이상을 추구하되 국민의 현실에 발을 딛고 서 있는 것이다. 기초단체장,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을 폐지할 때 생길 수 있는 현실적 문제에 대해 아무런 대비 없이 강행하다 또 어떤 감당하기 어려운 일에 봉착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병수 사무총장은 "당헌·당규가 엄밀하게 정교하게 만들어지지 않아 해석의 여지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판단은 그동안의 경험과 관행, 과거 이해를 보고 적절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반박에 나섰다.
서 사무총장은 "과거 공심위에서도 기초의원에 대해 무공천을 한 사례가 여러 차례 있다. 그 공천 방법도 자료를 통해 단순 후보냐, 여론조사냐, 국민참여경선이냐, 전략공천 등 여러 방법이 있다"며 "전력 공천은 특별한 경우에 공천을 안 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내포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공천'으로 의결 했을 때 공심위원들 자체 생각만으로 결론을 내린 게 아니라 해당 지역 당협위원장과 논의를 거쳤고 양해를 얻어 무공천을 하기로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무공천 결정이 상호 논의된 내용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생각할 때 과거 정치쇄신이라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문제는 한 번도 실천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당이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실천 가능한 것을 실천에 옮기는 게 중요하다고 최고위에서 의견을 주셨다"고 말했다.
서 사무총장은 "총·대선에서 공약했고 국민과의 약속은 정당간의 약속보다 더 우선시해야 한다"며 "정당의 의지를 보일 수 있는 기회는 이번 4.24 재보선 한번밖에 없다. 10월 재보선은 기초의원 선거를 할 가능성이 없다. 내년 지방선거는 양당이 합의해서 하고 그 전에 당의 의지를 보일 수 있는 기회"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무공천 시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가는 문제에 대해서 "무공천하면 무소속으로 해서 나가지만 정당경력을 표시할 수 있고 지역 당원들이 원하면 당원들이 지지 의사를 표명할 수 있다고 공직선거법 법조항에 있다"고 해명했다.
조원진 전략기획본부장도 거듭되는 '무공천' 갈등에 대해 "지난 대선 때 대통령 후보자가 기초단체장을 무공천하겠다고 공약했는데 당시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잖느냐"며 "얼마 되지도 않고 당원이름을 걸고 말하는 건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회선진화법 개정 목소리에 대해서도 "더 이상 몸싸움을 하도록 초선의원을 끌고 가서는 안 된다. 여야가 대화로 풀라는 법"이라며 "국회선진화법 개정문제나 공천 문제를 가지고 당 지도부께서 전체의원과 전체 당원이름으로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