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주총 보고서로 핵심 임원이 보직 해임 당하며 일찌감치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KB금융의 주주총회였지만 특별한 변수는 없었다.
22일 KB금융지주는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치러진 정기주주총회에서 미국계 주총 안건 분석기관인 ISS의 보고서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의 최측근인 박동창 전략담당 부사장이 보직해임까지 당하는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사외이사 재선임 및 선임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이경재 의장을 비롯해 7명의 사외이사(배재욱, 김영진, 이종천, 고승의, 이영남, 조재목)가 중임됐으며, 김영과 한국증권금융 고문이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날 일부 사외이사 선출에 반대 의견도 상당했으나 65.5% 이상이 8명의 사외이사의 선임에 찬성했다. 개별 사외이사에 대한 찬반비율은 차후 공개키로 했다.
안건 처리과정에서 한 주주는 "ISS와 좋은기업지배연구소, 국민은행 노조 등에서 주주 이익 극대화에 반대되는 인물로 반대 의견이 표명된 경우가 꽤 된다"며 "제발 어설프게 안건을 통과하려고 하지 말고 정확하게 의견 발표를 할 수 있도록 똑바로 처신해 주길 바란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어 회장은 "외국의 개인 컨설팅 회사에서 보고서를 내 이런 문제가 나왔는데 해당 보고서는 일부 내용은 왜곡된 것"이라며 "외부에서 보듯이 경영진과 사외이사간 불협화음이 있다는 것은 오해다"며 이해를 구했다.
최근까지 KB금융의 사외이사 선임을 둘러싼 내외부 분위기는 평온치 않았다.
지난해 연이어 추진했던 우리금융과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실패는 어윤대 회장에 대한 책임론으로 돌아 왔으며, 인수합병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거론된 일부 이사에 대한 선임 반대 기류까지 형성됐다.
이 와중에 ISS 보고서는 "지난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무산이 일부 사외이사들의 반대 때문으로 KB금융의 리더십과 독립성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며 이경재· 배재욱·김영과 씨 등 3명의 사외이사 선임 반대를 기관투자자에 권고했다.
결국 이 사건은 어윤대 회장의 최측근인 박동창 전략담당 부사장이 ISS측에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며 사외이사를 견제했다는 의혹으로 번지며, 결국 임시이사회를 통해 박 부사장은 보직 해임됐다.
앞서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KB금융 정기 주총 의안분석' 보고서에서 기관투자가 등이 경제 관련 법률 위반으로 처벌은 받은 이력이 있는 배 후보 등 4명의 후보에게 반대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조직 내부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국민은행 노동조합에서도 배재욱 사외이사와 김영과 내정자의 사외이사 선임에 강력히 반발하고, 어 회장을 비롯한 임영록 사장과 박동창, 김왕기 부사장 등에 대해 경영실패 책임을 물으며 용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