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사진 = 김용진 기자)
정부조직법 52일 만에 타결 이끌어..."민주, 합의문 묵살하고 억지주장"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22일 정부조직법이 국회에 제출된 지 52일 만에 협상타결된 것과 관련, 그동안의 울분을 쏟아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교하고, 치밀하게 다듬은 합의문을 (민주통합당이) 돌아서서 묵살하고 추가 요구하면서 억지주장을 하는데 개인적으로 억누를 수 없는 심적 고통이 있었다"고 그간의 심경을 밝혔다.
그는 "양당 원내대표 사이에서 합의는 지난 일요일에 명백히 서면으로 이뤄졌다. 아마 대한민국 헌정사상 그렇게 긴 원내대표간 합의는 처음이었을 것"이라며 "심지어 이명박 정부 출범 때 개편안도 논란이 있었지만, 합의서를 보면 겨우 1~2페이지 정도의 간략한 내용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전에 20년 전에 그만둔 판사를 다시 한 것 같다고 했는데, 판결문을 쓰듯 합의서를 항목 하나하나 요구하고, 하나하나 다 따져가며 법 조항을 다 뒤져가면서 작성했다"며 "민주당의 요구가 새로 들어오면 그 내용 무엇인지, 조항을 다시 살피고 배경이 무엇이고 어떤 부서의 일인지 밤을 새워가며 검토하고 링거까지 맞으면서 합의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새 정부가 출범해야 된다는 부득이하고 급박한, 더구나 인터넷 해킹이 심각한 상황으로 번져가는 작금의 상황에서 최대한 빨리 정부를 구성함으로써 재정문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국가 안전보장을 지킨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어쩔 수 없이 민주당의 요청을 받아서 추가합의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걱정되는 것은 이번 사태가 단순히 정부출범 과정에서 하나의 합의 과정의 진통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신뢰의 기반, 합의의 파기가 혹시 일상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국회는 신뢰를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절대 운영될 수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근데 합의서를 써놓고 돌아서서 추가요구를 하면서 딴지를 걸면 앞으로 국회운영이 어찌될까, 신뢰정치가 어떻게 될까 걱정이 앞선다"고 민주당을 꼬집었다.
김 수석부대표는 그동안 정부조직법 협상 실무 담당자로 민주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와 30여 차례 넘게 만나며 협상을 진행했다. 지난 17일 최종 합의를 봤지만, 민주당이 방송통신위의 지상파 방송 허가권 및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변경허가 사전 동의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 협상에 '제동'을 걸면서 본회의 처리가 무산됐다.
때문에 협상을 진행해온 양당 수석부대표들은 피가 마르는 과정이었고 취재진이나 동료 의원들을 만날 때 마다 협상의 고난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의총에 모인 의원들은 일제히 김 수석부대표가 원내보고를 하려고 인사하자, 큰 박수로 그동안의 노고에 답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