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25일 자진 사퇴했다. 한 내정자는 이날 수십억원 규모의 해외 비자금 계좌를 운용하며 탈세를 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세법 전문가인 한 내정자는 내정 직후부터 100억원대 이상의 재산과 김앤장 등 로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 일가의 입장을 변호해온 이력 때문에 공정거래위원장 직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때문에 야권의 공세 속에서 국회 정무위는 한 내정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더해 해외 비자금 계좌와 수억원의 탈세까지 드러난 것.
민주통합당 김기식 의원은 "한 후보자가 해외에 비자금 계좌를 운용하며 세금을 탈루해온 혐의가 짙다"며 "국세청에 한 후보자의 해외 금융계좌 신고여부와 계좌 규모 등에 관한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준범 공정위 대변인은 "어제 저녁 전화로 한 후보자가 사퇴의 변을 밝혔다"며 "곧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내정자는 본인에 대한 적합성 논란으로 국회 청문회 일정조차 잡히지 않으면서 정부의 순조로운 출범을 방해하고 있어 사퇴를 결정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낙마한 인사가 6명으로 늘면서 청와대 인선 과정과 검증 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