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세무학과 원윤희 교수는 16일 국회도서관에서 국회 예산정책국 주최로 열린 「근로소득세액 공제제도의 개편방안」에 관한 주제발표에서 "근로소득공제의 세부담 경감효과가 소득계층에 따라 매우 불규칙하게 나타나고 있어 근로소득공제축소하고 근로소득세액공제를 확대 개편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교수는 또 "일정 이하의 금액에 대해 과세하지 않는다고 정할 때의 금액을 나타내는 면세점이 우리 나라의 경우 최저생계비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면세점의 수준이 각 가구원수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원 교수는 근로소득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방법으로 "환급이 가능한 세액공제로 전환해 근로의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초기에는 소득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세제 공제액도 증가하는 '점증구간'을 도입하는 한편 환급이 가능한 세액공제 모형인 미국의 EITC(Earned Income Tax Credit)을 기준으로 근로소득세액공제를 확대 개편하는 것"을 제시했다.
원 교수는 "근로소득세액공제 개편을 ▲근로소득세의 세수중립성을 유지하는 경우(1안) ▲국민기초생활보장에 소요되는 재원까지 세액공제 확대에 투입하는 경우(2안) ▲1999년의 미국 EITC제도를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3안)에 따라 각각 다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 교수는 "1안의 경우 면세점의 조정을 통해 증액된 세수를 재원으로 해 근로소득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방법으로 근로소득세의 세수중립성을 유지하도록 하며 2안은 1안에 추가하여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운영 재원을 확대 투입함으로써 확대된 금액만큼 세액공제액이 증가해 분배구조가 더욱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원 교수는 "3안도 학계에서는 많이 주장하고 있기는 하나 우리의 현 실정으로 본다면 미국의 제도를 그대로 가져다 쓰기엔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 구체적인 논의에서는 제외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간담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실무자들은 "원교수의 주장이 중장기적인 조세개혁의 그림을 짜는데 좋은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사업소득자의 세액에 대한 정확한 통계도 없고 국민들의 납세의식도 선진국 수준에 비해 낮은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날 원 교수의 주장은 현행 우리 나라 근로소득세액공제제도가 환급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면세점 이하의 근로 소득자에게는 전혀 감세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고, 또 고액소득자의 경우도 세액공제의 한도액까지는 공제가 인정되기 때문에 저소득층의 세 부담 경감과는 부합하지 않고 있다는 문제점에서 나온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