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높은 사교육비와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급증하는 노년층에 대한 건강보험료 등 공공 의료비가 한국경제 및 재정건전성에 상당한 위험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비싼 사교육비의 경우 노년층의 부양체계를 잠식하고 출산율을 낮춰 고령화를 급속히 진행시킬 수 있으며, 급증하는 노년층 공공 의료비는 저성장 및 정부재정을 취약하게 만들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상협 미국 하와이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생애주기별 부양체계에 관한 국가 간 비교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논문에서 최근 생애주기별 부양체계가 문제되는 이유에 대해 "유년층과 노년층의 경우 생산한 것보다 더 많이 소비하므로 생애주기에서 적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우리나라는 생애주기 적자규모도 더욱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고, 적자가 주로 공공부문에 의해 메워질 경우 경제의 저성장과 정부재정의 취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이 교수는 다른 나라들과 우리나라를 비교한 결과 국가간 연령별 소비패턴의 차이가 교육비와 건강 관련 비용에 따라 크게 좌우됐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유년층의 경우 교육비가 매우 커서 다른 나라들에 비해 유년층 소비가 상당히 높은 반면, 노년층 소비는 의료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선진국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2000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경우 유년층에 대한 교육비가 매우 커서, 유년층 소비가 다른 나라에 비해 현격히 높다"며 "민간 교육비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노년층 소비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다"며 "의료비용이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데 기인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유년층에 대한 높은 사교육비가 각종 리스크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높은 사교육비는 개인들이 노년이 됐을 때의 부양체계를 잠식한다"며 "출산율을 낮춰 고령화를 급속히 진행시키고, 유년층에 소득계층 간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그동안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던 공공 의료비도 2000년 이후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또 다른 위험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는 의견도 밝혔다.
이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의료보험 수혜액은 매년 15%씩 늘어났고, 1995년부터 2008년까지 공공부문 의료비용 부담액도 GDP의 1.4%에서 3.5%로 급증했다.
이 교수는 "급증하는 공공소비 의존도는 저성장 및 정부재정 취약화의 위험성을 초래할 수 있다"며 "노년층 부양체계를 지나치게 공공부문에 의존하게 하거나 지나치게 개인에 맡겨두는 것 모두 리스크가 있으므로 경제성장과 재정 및 부양 측면을 모두 고려해 종합적인 부양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