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본 급격한 유출, 외환변동성 위기 시 선제적 접근해야"
국내 금융상품에 투자된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출과 최근 엔고현상 등 환율문제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외환거래세인 '토빈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앞서 지난 2월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한국무역협회ㆍ한국경영자총연합회 회장단을 만난 자리에서 "(환율문제로 수출기업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선제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강조, 채권거래세와 외환거래세 등 한국형 토빈세 도입 검토입장을 밝힌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국회예산정책처(처장 국경복)는 27일 발간한 'NABO 경제동향&이슈'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와 같이 해외자본으로 인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큰 경우, 시장충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2단계 토빈세' 도입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2단계 토빈세(Spahn tax)는 위기 시 높은 세율의 거래세를 적용하는 것으로 평시에는 낮은 세율을, 위기 때에는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통화와 비교해 우리나라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평균적인 수준을 유지하던 위기 이전에 비해 금융위기가 발생한 기간 중에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환시장의 평시변동성 대비 위기 시(리먼사태 기간 중) 변동성 비율의 경우, 우리나라(3.67배)는 비교대상 20개국(평균 2.35배) 중에 가장 높았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위기 발생 시 외환시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행 '거시건전성 정책조합'은 주로 단기외환차입 억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국내 금융시장에 투자한 외국자본(2012년 656조원)이 시장을 이탈할 경우, 현행 거시건전성 제도와 과세체제로는 외국자본을 통제하기 어렵다"고 거듭 2단계 토빈세 검토를 주장했다.
또한, 2단계 토빈세(Spahn tax)가 적용될 경우 "1997년 외환위기 직후와 2008년 리먼사태 직후 국제 투기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으로 인해 우리나라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이 모두 크게 변동한 점을 고려하면 외환시장 안정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2단계 토빈세에 대해 민주당은 적극 찬성하는 입장으로, 민병두 의원이 앞서 국회예산정책처에 세수 추계를 조사의뢰한 결과, 평시에는 0.02%의 저율로 위기 때는 30%(환율변동폭 전일 대비 3% 초과)의 고율의 외환거래세를 부과할 경우 최대 8029억원의 추가 세원이 확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 의원은 지난 해 평시에는 0.02%에 해당하는 저율의 외환거래세를 부과하고, 위기 시에 해당하는 환율변동폭이 전일 대비 3%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30%에 해당하는 고율의 외환거래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외환거래세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