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대선 공약으로 탄생한 국민행복기금을 두고 논란의 불씨가 꺼지지 않는다.
특히 채무 감면이 한차례에 걸쳐 일부의 채무자에 한해서만 이뤄진다는 점에서 볼 때 형평성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송호창 의원은 16일 금융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국민행복기금에 형평성 문제가 있다. 저축은행 부실 사태로 수많은 피해자가 양산된 가운데 이를 해결하는 것이 더 시급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저축은행 피해자는 대부분이 후순위채 가입자다. 후순위채는 잘못된 투자로 인해서 발생한 것이나 가계 부채는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라고 답했다.
후순위채는 금융회사 파산 시 변제가 가장 늦은 대신 금리가 높은 채권으로, 저축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입자들이 투자 원금을 잃게 됐다.
상당수의 가입자들이 고령이거나 금융 지식이 부족한 탓에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는 것을 미리 알지 못했지만, 금융회사가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사실을 증명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송호창 의원은 "가계 부채 때문에 많은 분들이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자발적 채무로 생긴 문제이다. 오히려 저축은행 피해자들이 정부나 금융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기준 의원(민주통합당)도 "국민행복기금 시행으로 채무자에게 빚 독촉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채무를 감면받을 수 있는 대부 업체가 전체의 3분의1인 1만3000개에 불과한데 나머지가 4만개가 '형편이 나아지면 내 돈 먼저 갚아라'며 빚 독촉을 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된다"고 비판했다.
또 "국민행복기금이 국민불행기금이 되는 게 아닐지, 현실성과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신제윤 위원장은 이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며 "국민행복기금으로 가계 부채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없지만 빚의 늪에 빠진 국민들이 재기의 기회를 갖도록 하는 제도이다. 고용정책과 공정 추심 등을 병행해 패키지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