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세청-관세청 '오버페이스' 징수 '경계령'(종합)

재벌家 편법증여 '전면 재조사' 촉구

16일 국세청, 관세청 등 기획재정부 산하 외청기관들의 국회 업무보고에 참석한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국회의원들은 박근혜 정부 복지재원 확보를 위한 과도한 징세행정 쏠림현상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5년 간 28조5000억원에 달하는 박근혜정부 복지재원 확보를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 기치를 내걸고 강력한 세무조사를 예고한 양 기관에 일종의 '경고음'을 보낸 셈이다.

의원들은 과세당국의 일련의 세무조사 강화기조가 자칫 서민, 중산층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지적을 이어갔다.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시장상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논리다.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은 "공평과세 차원에서 지하경제 양성화를 한다는 것에 누가 반대를 하겠나"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지금 시중의 여론은 세금이 안 들어오니깐 세수증대를 목적으로 중소기업, 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뒤진다는 인식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무조사는 동네방네 떠들 일이 아니다. 그러면 부작용이 많이 생긴다. 모든 현금거래를 이 잡듯이 뒤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고, 가능하더라도 경제에 충격을 준다"며 "대기업이나 고소득자 상습적 탈세조사를 강화하고, 중소기업이나 생계형 영세업자에 대해서는 완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민주통합당 최재성 의원도 "세무조사 강화로 세수확보가 정상적인 방법인지 의문"이라며 "지하경제 양성화만으로 세수확보가 가능한지 의문이다. 조금 더 있으면 쥐어짜기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고, 경제위축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홍종학 의원도 "시중에서 정부에서 돈이 없어서 영세상인에 대한 세무조사가 강해졌다. 못 살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재벌, 대기업 등으로부터 세수확보를 제대로 못하니 힘없는 영세상인만 괴롭힌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꼬집었다.

정성호 의원도 "국세청, 관세청 두 기관의 세무조사 계획 등이 기업 활동 위축시킬 수 있다는 불만이 있다"며 "조직이 과도한 성과주의로 세정운영하면 다른 형태의 지하경제 양산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덕중 국세청장은 "서민 생계형 영업, 정상적인 중소기업 활동은 조사대상에서 관리대상에서 제외된다"며 "대기업, 대재산가, 고소득 자영업종 등 탈루규모가 큰 분야에 세정역량을 투입하려고 한다. 불필요한 오해나 실물경제, 금융시장 등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지난 10일 감사원이 국세청이 세법상 규정된 증여세 '완전 포괄주의' 규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특정 대기업 일가의 편법적인 부의 대물림을 방치했다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른 국세청 책임론도 제기됐다.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2004년부터는 증여세를 소급적용해서 과세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안한 것은 국세청이 잘못한 것"이라며 "국세청이 과세 이후 불복 쟁소로 법원 판례를 통해서 증여가액을 확립해 나가야 하는데, 애매하다고 과세를 안 한 것은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홍종학 의원도 "재벌 편법증여 세법개정 없이 과세할 수 있었는데, 국세청이 제대로 과세 안 했다고 감사원이 지적했는데 후속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김 국세청장은 "2004년 포괄주의 도입 시 과세 후 처분을 유지할 수 있을지 다각적으로 검토했지만 그때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번에 감사원 지적내용이 그동안 국세청 검토의견과 어떻게 다른지 심도 있게 검토해서 처리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또 이날 여·야 의원들은 세수확보 부족문제에 대해서도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날 김덕중 국세청장이 올해 3월까지 전년 대비 국세가 총 7조4000억원 덜 걷혔다는 잠정 통계치를 제시하자, 이번에 정부가 추경예산 편성을 통해 제시한 국세 세입 결손규모(6조원)를 넘어설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지적도 상당 수 제기됐다.

김 국세청장은 의원들의 지적에 "5월 종합소득세 신고결과가 집계되어야 대략적인 세수 전망을 내릴 수 있다"며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세입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이날 업무보고에서 여·야 의원들은 국세청의 FIU(금융정보분석원)의 금융정보 활용범위, 국세청-관세청 간의 과세정보 공유, 통계청 정보생산의 내실화 문제 등에 대해 참석한 기관장들과 질의응답 과정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상호 교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