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사회에서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로 대변되는 소득 양극화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는 가운데, 농어촌에서도 농가별 소득에 큰 격차가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간 농축산물 매출이 1억원 이상인 농가의 숫자가 3만 가구에 달했지만, 1년 동안 뼈빠지게 농사를 짓고 1000만원도 벌지 못하는 농가가 전체 농민의 65%에 육박했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12년 농림어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어촌에서도 소득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농업 부문의 경우 연간 농축산물 판매금액이 1억원 이상인 농가는 3만가구(2.6%)로서 지난해보다 5.3% 가량 늘어났다.
연간 판매금액이 5000만원∼1억원 사이인 농가는 5만8000가구(5%)로 전년대비 1.7% 증가했다. 연 매출 3000만원∼5000만원 사이의 농가는 8만가구(7%)로 지난해보다 0.3% 가량 줄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가는 농축산물을 팔아 1년 동안 벌어들이는 수익이 채 1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연간 농축산물 판매금액이 1000만원 미만인 농가는 약 74만7000가구로 전체 농가의 64.9%에 달한다. 연 매출이 120만원 미만인 농가도 무려 29만가구(25.2%)로 집계됐고, 지난해보다 4.5%나 늘어났다.
어촌 상황도 농촌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전체 어가 중 5700가구(9.3%)는 연간 수산물 판매금액이 1억원을 넘었지만, 연 매출 1000만원 이하 어가는 2만7600가구(44.9%)로서 절반에 달했다.
한편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2년 12월 기준 우리나라의 농림어가 수는 농가 115만1116가구, 어가 6만1493가구, 임가 9만7941가구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비해 농가와 어가는 각각 1%, 2.8%씩 감소했고 임가는 3.6% 가량 늘었다.
농림어촌 인구는 농가 291만1540명(1.7%↓), 어가 15만3106명(3.9%↓), 임가 24만8188명(3.4%↑)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농림어가 인구는 도시지역에 비해 고령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는 실정이다. 농림어가 인구의 고령화율은 농가 35.6%, 어가 27.8%, 임가 34.1%로 우리나라 전체 고령화율 11.8%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실제로 농촌 인구의 경우 70세 이상이 73만7000명(25.3%), 60대 60만7000명(20.8%), 50대 57만4000명(19.7%) 등의 순으로 많았고, 20대 청년층은 18만1000명(6.2%)에 불과했다.
젊은층이 다 떠난 농어촌에 노부모들만 남아 농림어가의 소가족화 문제도 심각했다. 농림어가 중 2인가구 비율은 농가 48.9%, 어가 51.9%, 임가 52.9% 등으로 평균 가구원수는 2.5명에 못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