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행복기금이 가계부채 문제 해결이 근본적인 처방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적 우려가 쏟아 졌다.
이는 22일 국민행복기금 신청 첫날 오전 채무 감면을 받기 위해 수백 명의 사람들이 서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본사에 몰려든 상황에서 나온 비판이어서 주목된다.
22일 한국금융연구원과 한국경제학회는 공동주최로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정식 연세대 교수(한국경제학회 부회장)은 '가계부채 연착륙 방안'이라는 발제를 통해 "국민행복기금은 정부가 채무조정에 나서면서 참여율을 높이고 국가경제에서 소비수요 촉진 및 경기회복에 기여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국민행복기금은 가계부채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 되지 못하며 다시 부채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의 20% 이상 고금리를 저금리 은행대출로 전환하는데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김 교수는 "가계부채 대책은 과감하고 종합적이며 국민들과의 분명한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야 한다"며 "확실한 시간계획을 가진 가계부채 구조조정정책은 가계부도를 줄이고 주택가격 하락 증폭과 총수요 감소를 방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가계부채 대책이 종합적이면서 근본적 문제점에 대한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야 가계대출이 연착륙할 수 있다"며 "생계형 대출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과 복지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대출한도를 줄여서 가계부채를 경착륙시킬 경우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막아야 한다"며 "오히려 가계부채의 부실을 막기 위해 낮은 금리 대출을 확대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민행복기금의 불명확한 개념 문제를 거론했다.
김 교수는 "시장에서 부실채권 매입가율은 5% 미만이나 국민행복기금은 그보다 더 높은 매입가율을 지급할 예정"이라며 "하지만 부담해야 할 비용이 얼마인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백웅기 상명대 교수는 "국민행복기금을 설치하고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못하면 대중적인 치유만 되고 근본적인 문제는 남아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 교수는 "미국의 성공적인 가계부채 조정 프로그램을 들여다 보면 루즈벨트 대통령이 지원을 호소해 법을 통해서 시작했다"며 "정부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 앞으로 이런 식의 구제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심어줘야 모럴 헤저드 문제가 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