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찬 관세청장이 취임한 지 한 달여가 지난 가운데, 백 관세청장의 '광폭'행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백 관세청장 스스로 '관세청이 그동안 조금 느슨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하며 달라지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박근혜 정부의 국정목표에 부합하기 위해 취임 직후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단'을 만드는 한편,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보유한 정보를 관세청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제 목소리를 내는 등 확실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백 관세청장은 FIU정보 공유와 관련해 "국세청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관세청도 필요하다"며 실무진에 의원입법 추진을 지시했고,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서 관련 입법안이 통과되는 소기의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백 관세청장의 광폭 행보는 관세청이 일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또한 일 한 만큼 제대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부분과 연계해 백 관세청장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부분은 대(對) 언론 홍보.
관세국경 최일선에서 피땀 흘려 일하는 직원들이 열심히 일한 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것입니다. 관세청 스스로 일한 만큼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이런 수장의 깊은 뜻을, 정작 대 언론 홍보 업무를 맡고 있는 부서들은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특히 일선 세관 홍보라인과 관세청(본청) 홍보라인(대변인실)간 손발이 맞지 않아 삐걱대는 일이 연이어 발생하는 등 '잡음'이 상당합니다.
이는 최근 단행한 고위공무원 인사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인사권자인 청장이 공식 인사발령을 내지도 않은 상황에서 A본부세관이 취임식 일정을 언론사에 문자메세지로 통보하는가 하면, B본부세관은 공식 인사발령 사실도 인지하지 못해, 인사발령 기사를 보도한 언론사에 항의를 하는 '촌극'을 빚어낸 것입니다.
일반 보도자료 보도시점(엠바고)을 놓고도 관세청 대변인실과 일선 세관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광경도 목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관세청 대변인실은 오전 11시로 엠바고를 설정했는데 일선 세관에서는 오후 2시로 엠바고를 설정하는, 엇박자 행보를 보이는 것입니다.
최근 들어 부쩍 이런 사례들이 잦아지면서 관세청 홍보라인에 대한 언론의 불신도 눈덩이 불어나듯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직원들이 일한 만큼 평가받겠다고 한 수장의 각오가 무색할 만큼 홍보라인의 미숙함이 도드라지고 있는 것이죠.
모든 정부 기관이 대 언론 홍보에 많은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정책소비자들에 대한 당연한 서비스인 측면도 있지만, 해당 정부 기관이 잘 하고 있다는 것을 평가받기 위한 방편입니다. 일을 잘 못해 비난을 받을 때는 받을지언정 칭찬 받을 일은 받고 싶기 때문이죠.
백 관세청장은 최근 조세일보와 인터뷰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월급은 더 얹어주지 못하더라도 잘 한 일에 대한 칭찬이라는 작은 보상이라고 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의 마음처럼 되고 있지는 않은 모습입니다.
수장의 마음을 '결과물'로 만들어 내기 위해 수족이나 다름없는 관세청 홍보라인들이 의기투합해 신발끈을 다시 조여매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