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로 TV 사면 70만원 할인? "할인 아니라 '빚'입니다"-조세일보모바일

신용카드 일러스트

A씨는 신용카드를 신규로 발급 받아 TV를 구매했다. 평소 사용 금액만큼 3년 동안 결제하면 70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달 150만원 이상을 결제해도 한 달에 한 번씩 1만원 정도의 수수료가 빠져나가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상당수의 소비자들이 자동차나 전자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려고 카드 회사의 '선지급 포인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일정 금액을 사용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수수료가 부과되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

A씨가 이용한 것은 바로 이러한 선지급 포인트 서비스. 물품을 구입할 때 카드 회사가 일정 금액(최대 70만원)을 대신 지급해주고 회원은 향후(최장 3년) 카드 실적에 따라 적립되는 포인트를 이용해 상환하는 제도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들어 선지급 포인트 서비스에 관한 민원이 자주 제기되고 있어, 소비자 유의 사항을 안내하고 합리적인 경제생활을 유도하고자 한다고 25일 밝혔다.

김용우 금감원 소비자보호총괄국장은 "선지급 포인트 결제를 제대로 알면 현명한 소비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으나 무턱대고 사용할 경우 부채로 돌아온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선지급 포인트 서비스는 '선(先)포인트'와 '포인트 연계 할부'로 나뉜다.

약정 기간 동안 카드 실적에 따라 적립된 포인트로 상환하거나 매달 분할상환을 해나가는 방식이다.

선포인트의 경우 누적 포인트가 부족하면 현금으로 상환되며, 연계 할부는 수수료가 최고 7.9%까지 부과된다.

대부분의 카드 회사나 가맹점 측은 선지급 포인트 결제 시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설명하나, 실제로는 할인 받은 금액을 현금으로 상환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연체할 경우 최고 25%의 이자도 부과된다.

지난해 전업 카드 회사(신한·삼성·현대·롯데·하나SK·KB국민)에서 포인트가 부족해 현금으로 상환된 비율은 49.4%에 달한다.

특히 2개 이상의 카드로 선지급 포인트를 중복 이용한 경우 현금으로 상환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예를 들어 포인트 적립률을 1.25%로 가정했을 때 70만원을 할인받았다면, 포인트 제휴 가맹점에서만 매달 150만원 이상을 3년 동안 사용해야 현금을 내지 않을 수 있다.

가맹점별로 포인트 적립이 되지 않거나 적립률이 다르기 때문에 카드 사용 금액이 많아도 부족분이 발생할 수 있다.

향후 금감원은 카드 회사 현장 검사 시 선지급 포인트와 관련해 소비자 안내를 충실하게 하도록 하고 이를 지키지 않은 경우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카드로 TV 사면 70만원 할인? "할인 아니라 '빚'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