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지하경제 양성화 및 역외탈세 차단을 강화하기 위해 전통적인 중동지역 금융·상업 중심지인 바레인과 탈세혐의자에 대한 조세정보를 교환하기로 합의했다.
바레인의 경우 2000년대 초반까지 '조세피난처'로 분류된 바 있는 국가로서, 그동안 중동지역에 숨겨졌던 '검은 돈'을 추적·과세하는데 상당한 효과가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25일 한·바레인 조세조약(이중과세방지협정)이 오는 26일부터 전격 발효된다고 밝혔다.
양국 정부는 지난해 5월 조세조약에 서명했고 지난 11일 비준서 교환을 마쳤다. 비준서 교환 15일후부터 정식으로 조약의 효력이 발생하므로 오는 26일부터 정식 발효된다.
이번 조세조약으로 양국 과세당국은 상대국에 자국 탈세혐의자에 대한 금융 및 과세자료 요청이 가능해졌다.
바레인의 경우 석유·천연가스 등이 풍부한 중동의 자원부국으로서, 전통적인 걸프만 금융·상업 중심지이며 최근 과감한 개방정책을 통해 적극적인 해외투자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비록 지난 2000년 7월 OECD가 분류하는 조세피난처에서 제외된 바 있지만, 우리 기업들은 물론 재산가들이 숨겨 놓은 '검은 돈'이 존재할 가능성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바레인 조세조약 발효로 우리나라는 조세조약 80개국, 정보교환협정 2개국, 다자간조세행정공조협약 활용 7개국 등으로 총 89개 나라와 조세정보 상호교환이 가능해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한·바레인 조세조약이 발효돼 양국 과세당국간 정보교환이 가능해짐으로써 효과적인 역외탈세 방지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세조약으로 양국 기업들의 상호투자 및 인적·물적 교류도 촉진될 전망이다.
양국은 한국기업들이 바레인 인프라 구축 사업 등에 참여하는 점을 감안, 건설분야의 경우 12개월 이상 사업을 영위하면 고정사업장으로 인정해 과세하기로 규정하는 등 상대국에서 세금을 과세할 수 있는 요건이 되는 고정사업장 기준을 명확히 했다.
투자소득에 대한 세금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상대국이 국내 세법에서 정한 세율에 관계없이 이번 조세조약을 통해 상대국에서 투자소득에 대해 과세할 수 있는 세율(투자소득 원천지국 제한세율)을 배당 10%, 이자 5%, 사용료 10% 등으로 제한했다.
또한 조세분쟁 발생시 양국간 상호 합의방법을 마련하는 등 바레인 현지에 진출한 우리기업들의 과세문제에 대한 예측가능성도 높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조약을 통해 양국 기업들이 상대국에 진출할 경우 이중과세가 방지돼 세부담이 완화된다"며 "특히 우리 기업들의 건설, 자원개발 분야 진출과 함께 바레인의 풍부한 오일머니 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