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 금융감독원
현대자동차가 현대제철로부터 현대카드 지분을 사들이면서 적정 가격보다 비싸게 매입해 계열사를 우회지원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제철은 25일 증시마감 후 공시를 통해 현대자동차가 현대제철로부터 비상장 계열사인 현대카드의 지분 전량인 872만9750주(5.44%)를 1751억6200만원에 매입한다고 각각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현대카드 주식이 한 주도 남아있지 않게 됐으며 현대차는 현대카드의 주식 5930만1937주를 갖게 돼 37.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날 현대차가 사들인 비상장주식 현대카드의 1주당 가격은 2만65원이다.
현대차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현대제철로부터 현대카드 지분을 전량 사들이기로 의결했다. 비상장주식의 경우 매입자와 매도자를 쉽게 찾을 수 없기 때문에 거래소와 같은 공정한 시장가격이 형성되지 않아 가격에 거품이 들어가거나 실제가치보다도 낮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증권가에서는 비상장주식의 가치를 그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에 동종업체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곱해 추정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주당순이익은 1192원이며 현대카드의 동종업체라 할 수 있는 거래소에 상장된 삼성카드의 25일 주가수익비율은 6.43으로 되어 있다. 삼성카드의 주가수익비율을 현대카드에 적용하여 산출한 주가가치는 1192원에 6.43을 곱한 7664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를 감안하면 현대차가 현대제철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카드 주식을 2.6배 정도 비싸게 사들인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빚고 있다.
현대제철이 현대차에 현대카드 지분을 매각한 것은 비주력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오는 9월 완공될 당진제철소 제3고로 건설을 위해 3조2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투입된다. 이중 올해 2조 4000억원은 투자됐고 올해 7800억원 정도가 더 투입될 예정이다.
현대제철의 차입금은 3조원 규모로 늘어나 한해 이자 비용만해도 상당하다. 또 봉형강과 판재류 모두 수요가 뒤따르지 못해 판매에 압박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현대제철의 경영압박을 덜어주기 위해 현대카드의 지분을 매입할 수는 있지만 정상가격보다 비싸게 살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