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세무사회원들이 정구정 현 세무사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부당한 업무집행 및 회비 유용의혹 등과 관련해 감독권을 쥔 기획재정부에 특별감사를 요청, 일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들이 감사를 요청한 핵심사안은 9개에 달한다.
홍학표 세무사를 비롯한 10명의 세무사는 최근 한국세무사회에 대한 특별감사를 요청하는 문서를 기획재정부 감사담당관실에 제출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홍 세무사는 정구정 현 회장의 3선 출마 명분이나 다름없는 회칙 유권해석 찬반투표가 진행됐던 지난 3월5일 한국세무사회 임시총회 결의사항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들이 특별감사를 요청한 핵심사안은 9개. 사안마다 만만치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의혹들이다.
□ 퇴직 고위공무원 이름 팔아 감사들과 '해외여행' = 특히 지난해 9월30일∼10월6일 4100만원의 회비가 집행된 집행부의 미국출장을 감사대상으로 꼽았다. 당시 출장여비는 상임이사회 심의없이 집행됐고, 지출결의서상 출장자(정구정 회장, 정선태 전 법제처장, 박준서 전 대법관 등)와 실제 출장자(정구정 회장 부부, 곽수만, 이동일 감사 등)가 다르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이들은 "당시 이들이 미국으로 출장을 떠나 LA미주 한인세무사회와 MOU를 체결했다는 현지 일부 언론의 보도가 있었지만, 세무사회에 정식으로 보고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 미얀마 학교신축 비용 '3배' 뻥튀기 = 지난 3월5일 임시총회 직후 집행부가 미얀마로 출국한 부분도 문제삼았다. 이 또한 지출결의서상 출장자와 실제 출장자가 다르고, 상임이사회 심의절차도 없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경비 또한 과다하게 지출됐다는 것이다.
정구정 회장과 곽수만, 이동일 감사 등이 당시 실제 출장을 갔고, 무려 1억1800만원의 비용을 집행(임원 출장비용 3000만원, 학교 신축비용 8800만원)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미얀마에 대한 학교기증 행사는 전임 회장 시절(조용근 전 회장)부터 시작된 사업으로 보통 매년 3000만원 범위내에서 비용이 지출됐지만 이번에는 3배에 가까운 8800만원이 지출됐다. 그 이유와 심의절차를 밟지 않은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 회장 수당 소득세 회가 '대납' = 정구정 회장의 부당한 회비 지출 의혹도 제기했다. 정 회장은 2억원의 회장 수당에 대한 갑근세 등 8000여만원을 세무사회가 대신 지급하도록 했고 자신이 조세연구소장을 겸임, 6000만원의 연구소장 연봉을 직접 수령, 회비를 '횡령'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회장 수당에 대한 갑근세를 세무사회가 대신 지급토록 한 부분에 대해 정구정 회장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은 막대한 돈이 회장 개인의 장기집권을 위한 회원매수 또는 선심용 선물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홍보비.경조비 과다지출, '친 회장파' 회원에 선심성 선물 = 아울러 홍보비(4억8300만원)와 경조비(1억2000만원), 접대비(1억2000만원) 등 10억6300만원을 부당지출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3월5일 임시총회 직후 회칙 유권해석에 찬성표를 던진 회원들에 대한 사례로 20만원 상당의 선물(한라봉, 천혜향)을 회비로 다량 구입, 전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또한 절차적 하자가 있는 임시총회 개최를 강행, 1억3000만원의 회비를 낭비한 점, 취임식과 제도창설기념행사 비용 과다지출 등 예산낭비 사례도 감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 절차도 거치지 않고 공익재단설립, 회비 '펑펑' = 정구정 회장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한 '공익재단' 설립과 관련한 비리의혹도 감사를 요청했다. 이들은 "공익재단 설립 출연금은 형식상 100%가 세무사회 출연 자금임에도 출연자를 2명으로 등록하고 자신이 1억500만원을 출연한 것으로 해 이사장에 취임하는 등 출연자를 허위신고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는 형식상 배임요건을 갖춰 고발이 예정되어 있다"고 전제한 뒤 "현재 공익재단 설립인가를 얻지 못한 상황임에도 상임이사회 심의나 보고도 없이 임의대로 거액을 들여 이사장실 등 사무실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 세무사회관 곳곳 CCTV설치, 용도는? = 이밖에도 이들은 정 회장이 세무사회관 곳곳에 CC카메라를 설치, 출입자 및 직원 동태를 감시하는 등 인권유린 및 무시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감사도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세무사회원들은 사무소 운영이 어려운 시점에 회비와 특별회비를 열심히 납부해 왔다"며 "하지만 세무사회장과 감사들은 회비를 아껴 사용하지 않고 낭비함으로써 세무사회의 존립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조속한 특별감사에 착수해 줄 것을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