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대표적인 '혈맹(血盟)' 국가인 터기 사이에 자유무역협정(FTA)이 다음달 1일부터 전격 발효된다.
터키산 양탄자 및 핸드백, 면바지, 티셔츠 등 일부 의류와 우리나라의 주요 수입품인 액화석유가스(LNG)의 관세가 즉시 철폐돼 보다 싼 가격에 수입된다.
우리 기업들이 터키에 주로 수출하는 가솔린·디젤 승용차 등은 단계적으로 오는 2020년까지 관세가 완전 철폐되며, 일부 차량용 부품과 TV용 액정디바이스 등은 관세가 즉시 철폐돼 터키시장 진출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29일 한·터키 FTA 발효를 위한 우리나라와 터키의 국내상 절차가 모두 마무리됨에 따라 오는 5월1일부터 FTA 협정이 전격 발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이미 한·터키 FTA 발효를 위해 '자유무역협정의 이행을 위한 관세법의 특례에 관합 법률 시행령' 및 같은 법 시행규칙 개정절차를 완료한 상태다.
오는 5월1일 0시 이후 수입신고하는 터키산 물품은 한·터키 FTA 특혜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1일 이전에 수출된 물품이더라도 5월1일 현재 운송 중이거나, 보세창고에 보관 중이거나, 자유무역지역에 위치한 상품이라면 원산지증명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FTA 특혜관세를 적용받는 게 가능하다.
특히 1일 이후 수입되는 터키산 물품의 관세가 즉시철폐 또는 단계적으로 인하돼 터키산 제품의 소비자 가격이 대폭 하락할 전망이다.
한·터키 FTA 협정에 따르면 발효와 동시에 터키산 양탄자(관세율 10%), 가죽핸드백(8%), 면바지(13%), 티셔츠(13%) 등의 수입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입품인 액화석유가스(5%)와 차량용 엔진 부분품(8%) 등의 관세도 즉시 철폐돼, 에너지 가격이 다소 안정되고 관련제품 수입기업의 경우 부품수입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들의 터키시장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우리기업들의 터키시장 주요 수출품인 차량용 부분품(3∼4.5%), 플라스틱 합성수지(6.5%), 텔레비전용 액정디바이스 등의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디젤 승용차(10%), 가솔린 승용차(10%) 등 승용차에 붙는 관세도 향후 8단계에 걸쳐 관세가 철폐돼, 오는 2020년 1월1일 이후에는 관세가 한 푼도 과세되지 않는다.
한편, 기재부에 따르면 한·터키 FTA의 경우 다른 자유무역협정과 비교해 FTA 특혜관세를 적용 받기도 훨씬 수월하다.
일반적으로 FTA 특혜관세를 받기 위해서는 수입자는 수출자가 발급한 원산지증명서가 필요하지만, 한·터키 FTA의 경우 '전면 자율증명 발급 방식'이 도입돼 수출자의 원산지증명서 발급부담이 대폭 줄었다.
예를 들어 한·EU FTA의 경우 6000유로 초과 수출품에 대해서는 관세청에서 인증하는 수출자(인증수출자)만 원산지 증명이 가능하지만, 한·터키 FTA에서는 수출자라면 누구나 특별한 자격요건 없이 자율적으로 원산지 증명이 가능하다.
원산지증명서도 특별한 양식이 필요 없이 송장 또는 기타 상업서류에 원산지임을 신고한다는 문안을 기입하는 것으로 간단히 만들 수 있다.
터키에서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소포와 여행자 개인수하물에 대해서도 미화 1000달러 이하까지는 원산지증명서 등 별도의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FTA 특혜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터키로 수출되는 소포는 500유로까지, 여행자 개인수하물은 1200유로까지 원산지 증빙서류 제출이 면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