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4·1 부동산 종합대책, 추경예산안 편성 등에 이어 민생안정 및 경기회복을 위한 정책시리즈 3탄으로 '투자활성화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장기화되는 경기침체로 꽁꽁 얼어붙은 기업들의 돈주머니를 열기 위해 기업투자를 저해하는 각종 불합리한 규제들을 대폭 개선할 방침이다.
각종 규제들에 묶여 그동안 현장에서 지연됐던 대규모 기업투자 프로젝트를 가동시키는데 초점을 맞춰, 단기간에 '12조원＋α' 규모의 기업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금여건이 어려운 중소·중견기업들에게도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가업상속 공제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올해 연말 폐지될 예정이었던 상생협력 투자재원 출연 세제지원의 일몰을 연장하는 등 투자활성화를 위한 각종 세제혜택도 마련한다.
기획재정부는 1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규제개선 중심의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최근 계속된 경기침체의 여파로 설비투자는 4분기 연속, 건설투자는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 등 투자부진이 지속돼,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성장잠재력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적어도 불합리한 규제들 때문에 기업투자에 지장이 초래되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데 이번 대책의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민관합동 투자활성화 T/F를 구성해 관계부처, 경제계,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약 250건의 건의과제를 수렴, 일단 투자효과가 크고 단기간에 해결 가능한 약 50건의 과제를 선정해 제1차 투자활성화 대책에 담았다.
이번 대책은 크게 ▲현장 대기 프로젝트 가동 지원 ▲규제·행정절차 개선 ▲세제·금융·재정 등 중소기업 지원 등으로 짜여졌다.
□ 6大 기업투자 프로젝트 가동…"12조원＋α 투자효과 기대" = 우선 각종 규제, 자방자치단체의 인허가 지연, 지역의 반대 여론 등으로 현장에서 발이 묶여 있던 6개 대규모 기업 프로젝트가 시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단지 등 주로 지방에서 이뤄질 6건의 기업 프로젝트만 당초 계획대로 가동될 경우 단기간에 약 12조원 이상의 투자효과가 기대된다.
정부는 현재 이용할 수 있는 토지가 모두 소진된 산업단지에 공장을 신설하려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공기관이 보유한 산단 내 부지를 활용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공공기관 보유 토지를 내어주는 것만으로도 약 8조원의 기업투자를 늘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산단 내에서 부지와 공장을 분리 임대하는 것을 금지하는 현행법을 개정해 외투법인에 대해서는 부지만 임대해 공장을 지을 수 있도록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부지와 공장을 모두 임대해야 하는 외투법인의 초기투자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이다.
현재 공동출자법인에 한해 손자회사의 증손회사 보유지분율을 100%로 규정하고 있지만, 외국인 합작법인에 대해 우선적으로 50%까지 완화하기로 했다. 합작법인의 경우 특성상 100% 지분보유가 불가능하므로 일부 예외를 허용해 2조원 규모의 외국자본 투자를 유인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단지 내에 입주가 제한돼 있는 열병합발전소도 산단 내 입주를 허용할 방침이다. 육상풍력 사업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명확한 육상입지규제 개선 가이드라인을 마련, 환경보전 규제들과 상충되는 문제를 해결해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특히 최근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 증가세에 발맞춰 호텔형 의료관광객용 숙박시설인 '메디텔' 건립을 허용, 해외환자 유치를 늘리고 기업들의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외국인들이 의료치료 목적으로 국내에 장기체류하는 경우가 많지만 외국인 환자를 뒷바라지할 가족들은 마땅히 거주할 숙박시설이 없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다. 메디텔을 의료관광객용 숙박시설로서 새로운 호텔업으로 인정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 "입지규제·진입규제 대폭 완화" = 기업투자의 주요 애로요인으로 손꼽혔던 입지규제와 업종별 진입규제도 신속히 개선하기로 했다.
우선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하는 현행 토지이용 인·허가 절차를 통일하고, 협의기간도 명시해 인허가 연장을 최소화한다. 개발제한구역에서 공장증축시 납부해야 하는 부담금을 50% 감면하고, 공장증축 승인절차 이행기간도 최대 2년에서 6개월로 단축한다.
산업단지와 경제자유구역 사업시행자 요건도 완화한다. 성장관리방안을 수립한 계획관리지역의 건폐율을 40%→50%로, 용적률을 100%→125%로 완화한다.
업종별 진입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한·미 및 한·EU FTA 협정에서 정한 바와 같이 미국·EU 투자자들의 기간통신사업자 간접투자를 현행 발행주식 총수의 49%에서 100%로 확대한다.
다만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KT(유선)와 SKT(무선)은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간접투자인 만큼 무의결권 주식에 대해서만 49%를 초과해서 100%까지 외국인 투자를 허용하는 방안이다.
의료·ICT 융합서비스를 위한 의료정보 인프라를 구축하고, 현재 주거시설 입주가 금지된 관광단지 내에 휴양형 주거시설을 도입하기로 했다. 제조업 부문의 경우 재제조 품질인증 품목을 타업종으로 확대하고, 자동차 튜닝부품 인증대상 항목도 늘린다.
□ 세제·금융·재정 등 중소기업 지원…"가업상속 공제요건 완화" = 자금여건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세제·금융·재정 등의 지원을 늘려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설비투자펀드 규모를 현행 3조원에서 5조원으로 확대하고, 중소기업 설비교체 지원에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중 설비투자 비중도 10%에서 13%로 늘린다.
특히 가업상속 공제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신설 중소기업 투자세액공제 이월 공제기간도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해주고, 올해 일몰 종료될 예정이었던 상생협력 투자재원 출연 세제지원도 유지할 방침이다.
에너지 절약시설 투자금액의 10%를 세액공제해주는 에너지 절약시설 세제지원도 계속하고, 기업규모에 따라 차등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공제율을 상대적으로 높이는 지원방안을 추진한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이번 투자활성화 대책은 단발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 추진될 것"이라며 "경제단체, 지자체 등으로부터 추가 건의를 지속 접수해 현장 대기 중인 프로젝트를 추가 발굴하고, 자유로운 창업과 기업투자를 견인할 수 있도록 경제관련 규제를 체계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