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 과표 구간 조정·최저한세율 상향 조정 제시…與 반대로 '추경안' 진통 예상
민주통합당 최재성 의원은 2일 4월 임시국회 핵심사안인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와 관련, 쟁점이 되고 있는 재정건전성 문제에 대해 "대책 없이 빚져서 하는 것을 예산심사만 하라고 하는 건 국민들에 대한 책임이 결격된 것"이라며 "재정건전성 대책을 야당이 요구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지금)15조 8000억의 빚을 져서 하는 추경이다. 국가부채가 늘어나면서 재정건전성에 위험한 신호를 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회 예결특위 계수조정위원회는 전날(1일) 추경예산과 관련해 정부가 편성한 17조3000억원 추경안을 심사했다. 이 과정에서 야당은 세입보전을 위한 국채발행(15조 8000억원) 규모에 대해 재정건전성을 우려, "적자국채를 발행하는 빚더미 추경에 동의하지 않겠다"며 대안으로 소득세 과표구간 조정, 최저한세율 상향 조정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이를 '증세'로 규정, 반대 입장을 거듭 표명해 추경안 처리에 진통을 겪고 있다.
최 의원은 기획재정부가 재정건전성 확보방안으로 '총지출증가율을 총수입증가율보다 낮게 잡는 안'을 제시한 것에 대해서도 "그건 오래 전부터 나왔던 얘기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 시절에 2014년에 균형재정을 달성한다는 계획도 지금 무너져버린 것"이라며 "그래서 정부에서 숫자놀음이나 원론적인 수준의 얘기로 지금 상황을 무마하고 가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야의 컨센서스(합의)가 있는 부분이 소득세 구간 조정문제"라며 "작년에 합의까지 다 했다가 변수가 발생해서 최고세율 38% 부과를 3억 이상으로 했다. 원래 합의했었던 1억 5000만원 구간으로 최고세율 구간을 조정하면 과세형평성도 맞다"고 강조했다.
이에 '추경심사 도중에 갑자기 왜 증세를 하자고 하느냐'는 여당의 지적에 대해서는 "지금 갑자기 나온 문제가 아니다. (소득세 과표 구간 조정)합의를 작년에 파기했던 게 여당"이라며 "만약에 소득세법의 구간조정에 대해서 이견이 있으면 여당이 다른 재정건전성 방안이라도 내놓으면 된다"고 맞받아쳤다.
최 의원은 "이번에 15조 8000억을 빚지는데 사실 쓸 수 있는 돈은 3조 9000억뿐이다. 그 이유는 새해예산안을 짤 때 정부에서 거짓말한 게 있어서 수입을 과도하게 잡아 6조를 부풀려놨고 성장률을 4%로 잡아서 6조를 부풀려놔 12조를 메워야 된다"며 "외상값 갚는 추경을 하느라고 빚은 16조 가까이 지지만 쓸 수 있는 돈은 3조 9000억 밖에 없어서 사과하라고 저희가 요구를 했다. 이건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이와 함께 기업의 최저한세율 상향이 '증세'라고 주장하는 정부여당에 대해 "기업의 법인세가 22%인데, 이것도 다 안 내고 실제로 내는 세금의 최저선이 16%"라며 "각종 감면제도가 많기 때문에 외형은 22% 세금을 매겨도 감면을 받다 보면 16%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이나 정부여당이 증세 없이 감면제도를 정비해서 세금을 더 걷겠다고 얘기한 건 앞뒤가 안 맞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금을 감면해주는 제도를 없애버리면 그만큼 세금을 더 내야 되는데 16% 이상만 내면 된다는 것이 현행 최저한세다. 때문에 실효가 없어서 최저한세율을 18%로 늘리자는 것"이라며 "세율을 2% 늘리는 거지만 사실상 감면제도를 실효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증세로 보기엔 어렵다"고 반박했다.
한편, 최 의원은 "정부여당에서는 마치 이걸(추경안) 안하면 큰일 나는 것처럼 야당을 압박하고 있는데, 야당이 재정건전성 조치를 안하고 빚더미 추경을 그냥 통과시켜주면 야당으로서 또 책임이 결격되기 때문에 지금 굉장히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