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베이비부머들은 자녀 교육 및 결혼관련 지출로 인한 부담과 부모 부양에 대한 책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절반 가까이가 결혼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3분의 1 정도는 이혼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 노화·고령사회연구소와 미국 메트라이프 노년사회연구소, 그리고 한국갤럽은 2일 한국 베이비부머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고 베이비부머를 위한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 및 시장의 대응을 촉구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부머들이 최신 정보화기기에 대한 관심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 3명 중 2명 정도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고 베이비부머의 84%가 인터넷의 유용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절반 정도는 인터넷 사용이 쉽지 않다고 답변하여 고연령층에 대한 인터넷의 접근성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의 61%가 운전을 하고 있으며, 운전을 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대부분은 건강이나 경제적 여력이 되는 한 고령이 되어서도 계속 운전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과당경쟁 및 음주, 흡연 등으로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베이비부머 3명 중 1 명꼴로 신체질환이 있다. 특히 두 가지 이상 복합질환이 있는 비율은 2010년 7%에서 2012년 10%로 증가하여 이들의 건강문제가 심각함을 보여주었다.
삶의 팍팍함은 베이비부머의 가계지출 항목별 변화에서 확연하게 나타났다.
2년 전과 비교할 때 여가비는 14.6% 감소한 반면 본인과 배우자의 병원비는 28.5%가 증가하여 늘어나는 병원비 등으로 문화생활 등에는 지출여력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의 공동 책임자인 한경혜 서울대학교 교수는 “높은 실업률, 대량 은퇴, 계속되는 부동산 경기 침체, 자영업자의 급증과 몰락 등으로 이들의 삶이 녹녹치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교수는 또 “이들 삶의 변화의 방향성이 다소 희망적이지 못하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보다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개선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고등교육 학비의 92%, 결혼비용의 54%, 신혼 주거마련 비용의 25% 정도를 거의 또는 상당부분 부모가 책임지고 있는 시스템하에서는 은퇴준비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이의 개선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 교수는 마지막으로 “퇴직 후 가교 일자리에 종사하는 등 완전 은퇴까지의 과정이 가시화되면서 은퇴의 의미가 변하고 있다"면서 "퇴직과 완전 은퇴까지의 기간이 연장되는 추세이므로 시장과 정부의 적절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