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인 '지하경제 양성화' 바람이 과세당국에 휘몰아치면서 세입징수기관들은 하나 같이 세수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국세청은 지하경제 양성화의 핵심 기관으로 떠올랐고 관세청도 이에 질세라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단'을 발족해 1871억원의 세수를 추가로 확보하는 등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관세조사 비율을 늘려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관세청은 세수와 직결되는 업무인 조사와 심사업무 담당 인원을 늘리는 등 지하경제 양성화에 '올인'하다시피 하고 있는데요.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은 현재 500명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그에 비해 체납된 세금을 거둬들이는 체납관리 직원은 24명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4550명의 관세청 직원 중 체납관리를 전담으로 하는 직원이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니, 의외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실이 최근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세청의 체납 업무를 전담으로 하는 인력은 본청 2명, 서울본부세관 10명, 부산본부세관 10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본청을 비롯해 전국 47개 세관 중 체납관리 인력이 24명 밖에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것도 그나마 2007년도에 체납관리과를 신설해서 그런 것이지, 그 전에는 전담 인력도 없었다고 합니다.
체납관리는 타 업무보다 까다롭고 민원인들의 반발도 다른 업무에 비해 심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필요함에도 관세청 차원에서 도외시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더구나 2009년 1238억원, 2010년 1284억원, 2011년 1430억원, 2012년 1266억원 등 최근 4년간 체납액은 매년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급격하게 증가했습니다.
올해 3월 기준 4755억원의 체납이 발생, 2013년 1분기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최근 4년간 체납액과 맞먹는 수준의 체납이 발생한 것입니다.
비록 중국산 참깨 수입과 관련한 대형사건이 있어 체납액이 갑자기 늘어났다고 해도 해마다 꾸준하게 발생하는 체납액에 비해 관리인원이 턱없이 부족해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관세청 역시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세청이 하는 업무에 비해 인력이 부족한 것이 하루 이틀 된 문제도 아닐 뿐더러, 인력 증원이 더 시급한 곳이 많기 때문에 체납관리 전담 인력의 증원은 요원해보인다는 것이 관세청의 입장입니다.
그나마 체납관리 전담인력이 없었던 때보다 지금이 낫다고도 얘기합니다. 현재로서는 있는 인력을 체계적으로 활용해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이런 상황에 대해 이재영 의원은 "체납관리과를 신설한 이후 징수액이나 징수건수가 많이 늘어나 세수확보에 보탬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므로 체납관리 인력의 증원 등을 통해 추가적인 세수확보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숨은 세원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과된 세금을 제대로 거둬들이는 것도 지하경제 양성화의 중요한 부분이 아닐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