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종합소득세) 신고하러 왔는데, 내 차례가 너무 오지 않는다. 내가 낸 세금으로 밥 먹고 살면서 이런 일들은 좀 알아서 해야 될 거 아니냐."
5월 종합소득세 신고가 중반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일선 세무서 직원들이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고 있다. 종소세 신고와 관련한 민원이 폭주하고 있는데다가, 일부 납세자들의 항의전화도 빗발치는 등 진땀을 빼고 있다.
납세자들의 신고편의를 위해 별도의 신고·납부 창구를 만들어 놓았지만, 납세자들이 신고 초반부터 몰려들면서 창구는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납세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납세자들의 불만이 항의전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일선 세무서 관계자들의 전언. 서울지역 한 일선 관계자는 "종소세 신고를 하러 온 납세자들이 자기차례가 너무 오지 않아 짜증이 난다며 항의전화를 하는 것이 일상 다반사"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뿐만이 아니다. 요새 경기가 안 좋지 않느냐. 그러다 보니 상황이 나아 보이는 사업자들 중에서도 '경기도 안 좋은데 세금은 왜 이렇게 많이 떼어가냐'고 불만을 표시하곤 한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항의전화도 문제지만, 신고·납부 관련 문의전화가 쉴새 없이 쏟아지는 통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는 전언이다.
또 다른 세무서 관계자는 "매일같이 전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몇 천만원씩 하는 금융소득을 처리하려면 정말 오래 걸리는데 그런 것은 은행에서 다 해주고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은행의 세금계산을 못 믿고 우리한테 온다"며 "세무사를 활용할 생각도 하지 않고 세무서에서 처리해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일손이 부족하니 기본적인 사안들은 직접 작성해야 한다고 말하면 일부 납세자들은 '우리 세금으로 밥 먹고 사는데 이런 일들을 알아서 해야 될 거 아니냐'고 폭언을 일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고·납부 막바지로 접어들면 신고하러 오는 납세자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 뻔한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홈택스 전자신고와 관련해 일부 납세자들의 '막무가내'식 전화질의 행태도 일선 직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또 다른 세무서 관계자는 "전화를 받으면 '홈택스 첫 번째 화면부터 같이 시작해 보자'고 명령조로 툭툭 던지는 납세자들이 많아 직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납세자들에게 발송한 종소세 신고안내문에는 홈택스로 전자 신고하는 절차가 기재되어 있지만 용어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납세자들의 문의가 다소 황당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설명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 일선 직원들의 목소리다.
이 관계자는 "종소세 신고는 기본적으로 납세자 스스로 하게 되어 있고 세무서는 신고접수를 도와주는 역할인데도 세무사 사무실에 찾아온 것 마냥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라든지, 폭언을 일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정 소득이하 영세사업자들에 대해선 신고제 대신 '고지제'를 적용하는 게 차라리 납세자들에게 편하고 세무서 입장에서도 집중된 업무를 분산시킬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