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기분 부가가치세 확정신고 마감일인 25일 오후. 용산세무서는 다른署들에 비해 넓은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는 탓에 혼잡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차분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전날처럼 납세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사태는 없었으나 뒤늦게 신고하려 급하게 찾아오는 납세자들의 종종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납세지원과 한 직원은 "예상했던 것과 달리 마지막날에 납세자들이 몰리지 않아 다행이다. 복잡한 마감일에 짜증나게 신고하기보다는 미리미리 서두르자는 의식이 확산돼 오히려 전날 많은 사람들이 신고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고 말했다.
입구의 표정과는 달리 지하에 마련된 '부가세신고자기작성교실'에는 마지막날이라는 초조감에 이리저리 서류를 들고 문의를 하는 '정신없는' 납세자들이 많아 북새통을 이루었다.
대학생 신고도우미 2명을 포함한 세무서 직원들은 여기저기 밀려드는 납세자들의 질문 공세에 쉴새없이 불려다니고 세원관리과장까지 나서서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해하는 신고자들에게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는 등 납세자들의 신고서작성에 최대한의 서비스로 봉사했다.
근처 선인상가에 근무하고 있는 한 납세자는 "예전에는 세무서에 신고하러 오면 죄인같은 느낌이 들어 겁이 났는데 요즘엔 친절한 세무서 직원들의 안내 때문에 그런 생각이 없어졌다며 한결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보고 가는 느낌에 기분이 좋다"고 달라진 세무서의 분위기를 대변해 주었다.
특히 관내 대학인 숙명여대에서 나온 대학생 신고도우미들은 기존의 딱딱했던 세무서 분위기를 일신하여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친절함으로 납세자들을 도와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고 함께 안내하던 한 세무서 직원이 귀띔해 주었다.
숙명여대 경영학부에 재학 중인 황재은양은 "지난 16일 국세청에서 가진 '신고도우미' 교육 후 18일부터 용산세무서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할 일도 많고 모르는 부분도 많아 잘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며 "신고서 작성에 대한 질문보다는 납세자들의 세금에 대한 무관심과 작성해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모습에서 더 당황할 때가 많았다"고 현장에서 느낀 점을 솔직하게 답해 주었다.
용산세무서는 부가세신고 전에 간이과세자와 신규사업등록자에게 안내문을 발송하고 'KT콜'을 이용, 직접적으로 홍보함으로써 신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7월 2일부터 6일까지 관내 세무대리인과 중점관리대상자(부가세신고) 130여명을 대상으로 '제1기분 부가세 확정신고'에 대한 간담회를 개최하여 성실신고를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번 부가세신고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했던 세원관리1과 김훈배 과장은 "공평과세 차원에서 사업실적을 전기 대비해 조정신고하지 말고 사업실적 그대로 신고한다는데 중점을 두고 업무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김과장은 특히 "하루에도 몇번씩 자기작성교실을 순시하며 직원들의 친절과 전문적인 안내를 강조하시는 서장의 지시에 따라 최대한 친절한 세무행정에 역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지막날에 신고하려는 납세자들의 심리 때문에 직원들이 자기작성교실에만 매달려 다른 업무를 볼 여유가 없고 신고서를 직원들에게 직접 써달라는 납세자들의 요청이 많아 곤란한 경우가 많다"며 "개인적으로는 자기작성교실이란 것이 없어져 납세자들이 알아서 전자신고를 하거나 우편접수를 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애교섞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올해 용산세무서의 부가세 신고대상자는 지난해보다 3500명이 늘어난 2만5천900명이다. 이에 署측은 우편접수는 예년과 같이 신고대상자의 85%정도 수준을 유지할 것이며 자진납세율은 작년에 비해 10%정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