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대표 A씨는 최근 대출과 관련, 황당한 일을 겪었다. 거래하던 은행 측에서 대출 연장을 하려면 파생상품을 매입해야한다고 요구했던 것.
은행 담당자는 본점의 지시라 어쩔 수 없이 권유하는 것이지만 손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해 A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상품을 구입했다. 문제는 한 달 뒤 발생했다.
1개월 만에 중도 해지한 상품에서 이자 외에 50만원의 결손금이 추가로 발생했기 때문. 상품을 추천한 담당자를 찾아 문의해봤지만 파생상품 시세가 하락해서 그렇다며 미안하다는 공허한 답변만 돌아왔을 뿐이었다.
최근 중소기업·개인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이자율스왑연계대출'에 관한 민원이 접수되면서 금융당국이 주의 촉구에 나섰다.
이자율스왑연계대출이란 변동금리로 돈을 빌린 고객이 이자율스왑을 이용해 실질적으로 고정금리를 부담할 수 있도록 고안된 대출을 뜻한다.
이 상품은 일반적인 고정금리대출에 비해 0.2%포인트 가량 금리가 낮고,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다만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타는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대출상환액의 1.0~1.5%) 이외에 별도의 이자율스왑 청산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소비자의 상당한 주의가 요망된다는 것이 금융감독원의 설명이다.
19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3년 동안 발생한 이자율스왑의 청산비용은 168억원에 달했다.
해당기간동안 국내은행들이 취급한 이자율스왑 연계 변동금리대출은 총 6조9000억원. 즉, 대출금액의 1.2%가 청산비용으로 지출된 것이다.
또 최근 금리 하락으로 중도상환(대출을 갈아탐) 과정에서 이자율스왑에 대한 설명부족 및 과다한 청산비용 등 불완전판매 관련 민원이 금감원에 접수되고 있는 실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에게 자체검사 등을 통해 이자율스왑대출 관련 임직원의 설명의무 이행실태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토록 지도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장 적용되는 낮은 금리의 유혹에 이끌려 대출을 받을 경우, 중도상환 시 예기치 못한 큰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며 "금융소비자들도 계약조건 등을 꼼꼼히 따진 후 거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