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업용 승용차, 매입세액 부당공제 등 '사후검증'
국세청이 최근 현대·기아차, 벤츠·BMW·아우디 등 국내외 자동차 제조·판매업체들의 법인 판매실적 자료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기업들이 부가가치세 매입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는 비영업용 고급승용차를 영업용으로 취득한 뒤 경영진, 임원진 등의 개인용 차량으로 전용하는 '꼼수'를 조사하기 위해서다.
20일 국세청과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국내외 유명 자동차 제조·판매업체에 법인이나 사업장 이름으로 판매된 승용차 판매실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이를 통해 소형화물차, 택시 등 일부 영업용 차량에만 적용되는 부가가치세(부가세) 매입세액공제를 업무용, 개인용 승용차에 적용해 세금을 탈루하는 일부 기업이나 고소득자영업자 등을 주요검증 대상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영업용으로 세금 없이 구입한 고급 승용차를 기업 사주나 고소득자영업자가 출·퇴근 등 개인용으로 사용하면서 구입비용과 유류비 등 유지·관리비에 대한 매입세액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부가세를 탈루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되고 있다.
현행법상 운수업, 자동차판매업, 자동차임대업, 운전학원업을 제외한 업종의 사업자와 법인은 관련 자동차의 구입 및 유지비용의에 대한 매입세액을 공제받을 수 없다.
국세청 관계자는 "개별소비세 과세대상인 비영업용 승용차는 부가세 매입세액공제 대상이 아닌데도, 일부 기업들은 고의·착오로 공제를 받는 경우가 있어 매년 사후검증 차원에서 조사해 왔던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세청은 지난해 비영업용 승용차 구입 자료와 신용카드매출전표 등을 토대로 부당하게 매입세액공제를 받은 6500여 건을 적발, 16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국세청은 부가세 매입세액공제 측면 외에도 차량 구입비용을 과다 계상하는 방식으로 소득, 법인세를 탈루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점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이를 통해 과도한 세금탈루가 의심될 경우, 추가적인 세무조사 등 강도 높은 사후검증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최근 정치권에서는 2000cc 이상 중·대형 승용차에 대해서는 업무용 차량으로 취득했다고 하더라도 차량가격에 따라 비용처리를 제한하는 내용의 소득·법인세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