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바람' 한휘선 "무모한 도전, 개혁 의지 통했다"

"회원 평균연령 65세인 관세사회에서 40대 나이에 회장 선거에 나간다는 것 자체가 무모했다. 아무도 당선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관세사회장으로 당선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한휘선 관세사회장(사진)은 아직도 자신이 회장에 당선된 것이 믿겨지지 않는 눈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단 세 표 차이로 회장에 당선됐기 때문.

한 회장은 21일 서울 논현동 관세사회관에서 가진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인터뷰에서 "관세사회의 연령분포를 봤을 때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선거과정을 통해서 개혁의 목소리를 냈고 변화를 바라는 회원들의 열망이 나의 개혁 의지와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변화와 개혁을 전면에 내세운 한 회장은 관세사 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세대갈등, 지역갈등, 양극화를 꼽았다.

또한 한 회장은 FTA로 인한 업무부담감과 수익성 악화, 덤핑 문제, 업무영역 침범 등 관세사 업계의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회장은 "국제화물을 주선하는 포워딩 업체들이 관세사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며 "회계법인이 편법으로 관세법인을 설립해 침범하는 사례도 있다. 관세사들의 덤핑이나 보수요율 문제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대담 : 김진영 정책팀장, 정리 : 이희정 기자)

Q. 관세사회장으로 당선되신 것을 축하드린다. 역대 최연소 회장으로 당선되셨다.

= 관세사회가 관세사 업계를 위해 한 일이 많지만 회원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업무영역을 확장하는데 다소 미진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래서 젊은 관세사들 위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문제인식을 했었고 개혁모임을 주도했었다.

관세사회의 연령분포를 봤을 때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선거과정을 통해서 개혁의 목소리를 냈다. 업계 발전을 목표로 선거를 뛰면서 많은 회원들이 변화와 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고자 하는 의지가 높은 것을 알 수 있었고 그만큼 저의 개혁 의지가 어필된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제가 역대 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에 회장으로 당선이 됐기 때문에 우려가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 회장직이 비상근 명예직으로 인식됐다면 지금은 실무적인 CEO형 회장 역할을 다하며 회를 운영하겠다.

Q. 현재 관세사 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진단하고 계시나.
 
= 먹고 사는 문제다. 교역규모는 10년전에 비해 3-4배 늘어났지만 회원들의 수익성은 날로 악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수출입기업에서 요구하는 서비스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으나 그에 따른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회원들간의 과당경쟁과 비자격사의 업무침해로 인한 시장질서 문란, 적정한 서비스 대가에 대한 기업의 인식부족이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먹고 사는데 문제가 있다 보니 대형법인과 소형사무소의 갈등, 입항지와 내륙지 회원간의 갈등, 신-구 갈등 등이 관세사업계에 깊숙이 자리잡아 있다.

그래서 상생위원회를 만들어 회원들간의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대형법인이 앞장 서 시장질서를 유지하고 소형사무소의 경쟁력강화를 지원하는 정책을 통해 서로 윈-윈(wim-win)하는 모델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Q. 개혁에 대한 의지가 상당히 높으신 것 같은데, 관세사회 조직 외에 정책적 측면에서는 무엇을 개혁하고자 하는가.

= 관세사의 업무영역을 침범하는 일들이 많은데 이를 개혁하고자 하겠다는 것이다. 일부 국제화물을 주선하는 포워딩(운송에 관련된 제반 업무들을 화주를 대신해 처리하는 업무) 및 물류업자등 비자격사가 관세사의 고유직무인 통관업무 대행시장을 침범하여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회원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는 사례가 많다. 또한 회계법인이 편법으로 관세법인을 설립해 관세사업역을 침범하는 사례도 있다.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

관세사들의 덤핑이나 보수요율 문제도 심각하다.

FTA가 우리에게 큰 시장으로 다가올 것 같았지만 수익보다는 큰 짐으로 다가왔다. 수익은 커녕 업무만 늘어나고 있다. 악화되는 수익성이나 업계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

Q. 관세사의 업무영역 침범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있나.

= 관세사회 내에 업무침해 특별감시위원회를 만들었다. 포워딩이나 회계법인의 편법적인 관세법인 설립 등에 대해 대안을 세우고 차근차근 진행할 생각이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자체 전문성을 키워서 관세사가 아니면 안된다고 시장이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FTA는 관세법인이 더 잘한다는 인식이 업계에 퍼지도록 전문성을 키워가는게 더 중요하다. 관세사회에서 교육을 확대해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들이 상당 부분 진행될 것이다. 수준별로 커리큘럼을 나누고 전문강사로 구성해서 교육에 충실하겠다.

Q. 관세사 자격시험을 통과한 분들도 계시지만 관세사들 대부분이 공직에 있다가 나온 분들이라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관세사들이 경쟁력을 잃어 가는 것을 체감 못한다고도 하는데, 관세사회가 이런 부분에서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 고령의 관세사회원분들이 많으시다. 업무환경은 시시각각 변하고 고객의 요구는 날로 다양해지고 있는데 이를 충족시키는데는 분명 어려움이 있다.
관세사회에서는 교육기회를 많이 부여하고, 경쟁력을 갖춰 갈 수 있도록 많은 지원사업을 계획하고 있으나 회원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서는 성장해 갈 수 없다.

따라서, 성장에 포커스 하기 보다는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인 배려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선거과정에서 '1+1'(원플러스원)을 약속했는데, 바로 젊은 관세사와 고령의 관세사를 연결하여 주는 것이다. 대학을 갓 졸업한 관세사는 자금과 네트워크가 없어서 개업할 수가 없고 고령의 회원분들은 업무환경변화와 고객의 다양해진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우니, 선배 관세사와 후배 관세사가 함께 운영하는 형태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Q. 관세사회 조직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시는가. 만약 개혁을 하려면 어떤 방향으로 할 계획인가.

= 우리의 업무영역을 수호하고 회원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각종의 정책등을 만들어내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열정을 갖춘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기존 위원회 조직을 재정비해 추진과제를 부여하고 성과관리, 고과평가를 통해 추진력을 부여해 나갈 것이다. 위원들을 지역안배, 정치적 고려 없이 전 회원들로부터 전문성과 열정을 갖춘 회원분들을 추천받아 회무에 참여하게 한 것이 가장 큰 변화이다.

선거과정에서 회원들에게 약속한 공약과 회원들이 바라는 정책을 이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조직을 잘 꾸려야 한다.

관세사회가 조직의 힘과 시스템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고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제22대 회장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책무라 생각하고 있다.

하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