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까지 우리은행의 새 주인을 정해놓겠다. 매각 종료를 위한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는 시점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이때까지 주인을 정한다는 게 현재의 계획이다."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사진)이 새 정부의 최대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금융 민영화'의 계획에 대해 어느 정도 밑그림을 그렸음을 밝혔다.
신 위원장은 지난 1일 기자단과 산행에서 "일괄 매각 방식을 완전히 폐기한 것은 아니나 자회사 분리 매각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건 맞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은행을 먼저 팔고 우리은행을 나중에 지주와 합칠 것이다. 어차피 지주 체제는 시너지를 위한 것이 아니라 공적 자금을 쏟아붓다 보니 묶을 것이 필요해서 만들었을 뿐이다. 지주가 과연 시너지를 내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상 지주가 지주를 인수하는 것은 어렵지만 자회사를 분리해 매각할 경우 몸집이 가벼워져 인수 측의 부담이 줄어든다.
신 위원장은 "단 이 경우 인수가 아닌 합병을 할 수 있는 길도 열어놓을 것"이라며 "주식 교환으로 합병하면 매수청구권이 발생해 어려울 수 있다. 정부는 단 1주도 가지지 않고 다 파는 게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 위원장은 '조속한 민영화'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전했다.
신 위원장은 "이번이 아니면 죽어도 민영화를 못한다. 유효 경쟁조차 안 되는 일이 또 있어서는 안된다"며 "시장이 원하는 물건을 만들어 흥행을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책금융 체계 개편과 관련해서 신 위원장은 "골치가 아프다. 아직 그림이 안 그려졌다"고 밝혔다.
그는 "(정책금융 체계 개편의)이해관계자가 너무 많다. 기관 통합, 기능 재편 등 어느 것 하나 분명히 정해진 게 없다. 결과물이 7월에 나올지 8월에 나올지 모르겠다"고 했다.
최근 우리 경제의 대외 위험 요인으로는 일본 정부의 아베노믹스(Abenomics)를 꼽으며 "잘돼도 문제, 못돼도 문제"라고 우려했다.
일본 정부는 저금리 통화정책과 시중 유동성 공급을 통해 엔 가치를 낮추면서 한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신 위원장은 "아베노믹스가 실패하면 전 세계 경제가 충격을 받으니 우리 경제에도 큰 타격이 된다. 아베노믹스가 성공해도 우리 수출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니 이것도 타격이다"고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미국 정부가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타이밍에 돈을 거둬들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5월 31일) 제이미 다이먼(James L. Dimon) JP모건 회장과 나눈 이야기를 소개하며 "다이먼 회장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에서 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출구 전략을 쓰면 큰일이다. 경제가 정말 좋아졌을 때 써야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