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1%로 싸다는데, 장바구니에 담을게 없네?" =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로 7개월 연속 1%대의 안정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으로 지난 2010년 100을 기준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들의 경우 상승폭은 적지만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어, 장바구니 비용 등 체감물가가 안정됐다는 사실에 동감하기 힘든 실정이다.
농산물 -1.8%, 석유류 -7.4%…물가안정 주도
생활물가지수 0.2%↑…1996년 이후 최저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를 기록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연속 1%대의 안정세를 이어갔다. 물가 상승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농수축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상당히 하락한 영향이 컸다.
특히 지난 1999년 8월 0.8%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록, 물가 상승률 수준이 IMF 외환위기 직후 수준으로 둔화됐다.
서민생활과 밀접한 생활물가지수 상승률도 농산물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0.2%에 그치며, 통계청이 생활물가지수를 따로 계산하기 시작한 지난 199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7개월 연속 1%대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주부들과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은 실정이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상승률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소비자물가 지수는 107.3으로 지난 2010년(100)을 기준으로 여전히 높은 상태라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상당히 높을 수밖에 없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13년 5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는 4월 대비 0.0%,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상승하는데 그쳤다.
양호한 기상여건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각각 4월 대비 3.4%, 2.6% 가량 떨어진 영향이 컸다.
서민생활과 밀접한 식료품, 비주류음료, 주류, 음식서비스 등의 가격으로 계산되는 생활물가지수도 4월과 비교해 0.4% 하락했고,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하는데 그치며 안정세가 계속됐다.
신선식품지수도 전월대비 3.6%, 전년 동월 대비 1.9%씩 하락했다. 신선채소는 4월과 비교해 무려 9.8%나 가격이 떨어졌고, 신선과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나 값이 싸졌다.
식료품의 경우 지난 4월과 비교하면 돼지고기(6.8%), 무(28.2%), 바나나(4.2%), 브로콜리(10.3%), 키위(6.5%), 고추장(4.8%) 등의 가격이 다소 올랐다.
하지만 배추(-26.3%), 참외(-23.9%), 당근(-31.7%), 토마토(-18.7%), 호박(-19.9%), 오이(-15.5%), 피망(-14.7%), 감자(-14.4%), 파(-11.5%) 등의 가격은 크게 하락했다.
특히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많이 싸졌다. 휘발유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나 가격이 내렸고, 경유와 LPG(자동차용)도 각각 8.2%와 9.4%씩 가격이 하락했다.
정부의 무상보육 확대로 유치원 납입금은 24.8%, 보육시설 이용료는 23.2%나 싸졌고, 학교급식비도 11.4%나 가격이 내렸다.
다만 전기·가스·수도 요금 등 공공요금과 집세·대중교통 이용료 등은 여전히 비쌌다. 도시가스요금은 8.9%, 전기료는 4.2%, 지역난방비는 6.5% 올랐다. 전세는 3.1%, 월세는 1.6% 비싸졌고, 시내버스료와 택시요금도 각각 3.7%와 7.5%씩 상승했다.
한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1월 이후 7개월째 연속으로 1%대 안정세를 유지하며 지난 1999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 수준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지수는 지난 2010년 100을 기준으로 지난달 107.3으로 여전히 높았다. 특히 서민생활과 밀접한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지수는 112.9로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물가 상승률을 계산하는 통계청 계산방법의 특성상 물가상승률은 다소 낮게 보이지만, 매년 소비자물가는 꾸준히 상승해 직접 장을 보는 주부들 입장에서는 물가가 안정됐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물가상승률과 체감물가의 괴리에 대해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통계청은 1년간의 상승률을 계산한다"며 "지수로 보면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지수의 경우 112.9로 상당히 높고,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도 107.3으로 많이 높은 상태다. 물가 수준이 높으면 상승률이 둔화되더라도 체감물가는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