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메이트(Running mate)'.
선거에서 한 조가 된 입후보자 중 하위 후보자를 일컫는 정치용어.
제28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전의 본격적인 '막'이 오른 가운데, 회장 후보 4명이 전면에 내세운 8명의 러닝메이트 부회장 후보들의 면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통상 세무사회장 선거는 회장 후보자 1명의 득표력으로 당락(當落)이 좌우되지 않는다. 만만찮은 득표력을 가진 '거물급' 러닝메이트들을 영입할 경우, 선거판세를 충분히 뒤흔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회장 후보자들이 러닝메이트 영입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 2011년, 1명으로 축소됐던 러닝메이트 후보 숫자는 이번 선거에서 2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선거전 초반, 일부 후보들이 러닝메이트 후보 영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돌기도 했지만 4명의 회장 후보 모두 정상적으로 러닝메이트를 영입, '전열'을 완성했다.
□ 러닝메이트 8명, 그들은 누구? = 이번 세무사회장 선거전에 나선 러닝메이트 부회장 후보는 총 8명(회장 후보 4명). 각자 회장 후보자를 보좌, 선거 승리를 다짐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호 1번 이창규 후보는 김종화 전 세무사회 상근부회장과 선출직 감사로 활동한 경력을 가진 정해욱 세무법인 다솔 세무사 등 '중량감' 있는 인물들을 러닝메이트로 내세웠다. 회무 경험이 풍부한 백전노장과 세무사회 미래를 이끌 젊은 인재가 융합된, '실무형' 구성.
기호 2번 정구정 후보는 자신의 오랜 동반자 그룹 중 한 명인 원경희 현 세무사회 부회장과 경교수 현 세무사회 업무이사를 영입했다. 현직 세무사회 집행부 핵심들이 다음으로 옮겨지는 셈. 다른 후보들에 비해 '신선함' 측면에서는 뒤진다는 평가.
기호 3번 유재선 후보는 이봉구 고양지역세무사회장, 허창식 중부세무사회 업무이사를 러닝메이트로 삼았다. 중앙 무대에서 다소 인지도가 떨어지는 '뉴페이스'들을 영입, 새바람을 일으킨다는 계산이다.
기호 4번 손윤 후보는 국내 최대 세무법인 대표인 최영수 세무법인 하나 대표를 러닝메이트로 영입하는 '강수'를 띄웠다. 고시회 출신 류제택 고려세무회계 대표세무사도 영입했다. 손 후보 진용은 손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공약(일자리·일거리 창출 등) 현실화에 최적화 된 맞춤형 라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 '외나무다리'에서 맞닥뜨린 어제의 동지 = '이름값' 측면에서 득실을 따져볼 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뉴페이스들 내세운 유재선 후보 진용을 제외하고는 우열을 가리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남은 것은 '진검승부'를 펼치는 일이다.
8명의 러닝메이트 부회장 후보 중 '스토리'로 엮인 인물들도 있다.
지난 십 수년 동안 정구정 후보와 보조를 맞춰온 동반자였던 김종화 전 세무사회 상근부회장이 이창규 후보 진용에 합류한 것이다. 어제의 동지가 '적(敵)'으로 만난 셈.
정구정 후보의 3선 출마 야욕에 강하게 반발, 상근부회장 자리에서 물러나며 등을 돌린 그는 이창규 후보에게 힘을 실어 정구정 후보의 당선을 가로막는 '바리케이트' 역할을 하게 됐다.
이들의 꼬여버린 인연은 정치에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격언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