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실책 최소화 위해 당정청 소통 강화 '정무장관제' 제안
"더 이상 끌려다닐 수 없어"…내년 지방선거 포석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본격적인 '강한여당'의 면모를 보일 태세다. 4일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통해 '정무장관제' 부활과 '대통령 직속 창조경제위원회' 설치를 직접 제안한데 이어 정책위원회 산하 정책조정위원회를 6개 분야로 나누는 등 대선 공약 입법 및 통과에 주력할 것을 강조한 것.
당청정 관계뿐 아니라 여야 간의 관계도 주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한, 정치권에서는 '강한여당'을 통한 존재감 부각이 일반적으로 정부여당에 불리하게 작용되는 지방선거에 대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정부를 향해 "그동안 정부조직법 지연, 인사실패, 소통부족 등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렸다. 일자리, 안보, 경제 무엇 하나 시급하지 않은 것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허비한 시간은 뼈아프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박근혜정부 출범 후 일어난 원전불량부품위조사건, 밀양송전탑 갈등, 진주의료원 사태, 조세피난처 페이퍼 컴퍼니 역외탈세 혐의 등을 일일이 지적하며 정부의 철저한 대비책을 요구했다.
■ 최경환 '강한여당'…정무장관제·대통령직속 창조경제위 직접 제안 = 특히, 최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정치권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정무장관제 도입을 주장했다. 이는 박근혜정부가 폐지한 '특임장관'을 사실상 부활시키자는 뜻이어서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박근혜정부 핵심 정책인 '창조경제'와 관련해서도 '대통령 직속 창조경제위원회' 설치를 비롯해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각종 세제지원 방안, 규제철폐 등 5가지 혁신과제를 제안했다.
최 원내대표의 이날 연설은 그동안 청와대와 정부정책에 뒷전으로 밀려나면서 끌려 다니기만 했던 과거를 뒤로 하고 여당으로서 적극적인 정부정책 참여와 협의를 이끌어내겠다는 포부가 읽힌다.
■ 6개 정조위, 당정소통·여야 관계 주도…'與 존재감 띄워라' = 이와 함께 최 원내대표는 6개 정조위를 통해 당정협의는 물론 경제민주화 법안과 갑을관계법, 통상임금 등 격론이 벌어질 6월 국회에서 '야당과의 협상력'을 높일 계획이다. 정책위 수석부의장에도 김학용(예산), 나성린(경제), 안종범(공약실천) 의원을 각각 임명해 유기적인 역할 분담을 강조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실질적인 정책 소통창구가 될 것이다.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국정을 뒷받침 하면서도 현장과 민심의 목소리, 당의 목소리를 정부에 확실히 전달할 수 있는 당정관계가 되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생산적인 국회, 상생 국회, 일 잘하는 국회가 되기 위해 많이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특히 최 원내대표는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경제민주화, 갑을 관계법, 통상임금 문제에 대해 "정치적 목적으로 편 가르기" 지적하며 "모두가 갑인 사회", "노사정 합의"를 내세우며 야당을 압박해 6월 국회 여야 격돌을 예고하기도 했다.
■ '강한여당', '여당 존재감'…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절박감(?) = 최 원내대표의 이 같은 '강한여당' 전략에 대해 박근혜정부의 성공과 함께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절박감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당 전략기획측 관계자는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여당이 존재감이 없다고 지적을 받지 않았느냐"며 "그런 지적에 최 원내대표도 공감을 하고 '강한여당'을 말해 온 것이다. 더 이상 존재감 없는 여당의 모습, 청와대와 불통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책위 한 관계자는 '6정조위 체제'에 대해 "정부 정책도 구체적이지 않고 모호하다고 지적을 받고 있지 않느냐"며 "그래서 당이 직접 챙겨보겠다는 것이다. 박근혜정부 성공을 위해 당정협의를 상시체제로 바꾼 것"이라며 정부정책의 적극적 참여를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조직법 늑장 처리나 인사실패, 윤창중 성추행 사건 등 정부가 출범하고 계속 사건이 터졌다. 계속될 경우 내년 지방선거도 장담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지금 여론조사는 좋게 나와도 그게 새누리당의 지지나 선거 승리로 연결되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는 "물론, 앞으로도 정부의 실책은 나오겠지만 중요한 것은 여당으로서의 역할을 생각해야 한다"며 "조금 더 정신차리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