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 비대칭 회복해야…6월 국회는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국회'"
"朴 대통령,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입장 밝혀야"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5일 '을을 위한 정치'를 강조하며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갑을관계 정상화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위원회'와 '역외탈세 및 조세도피에 대한 국회 내 진상조사 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을을 위한 정치'를 통해서 갑과 을의 비대칭적인 관계를 회복시켜야 한다. '갑을관계'를 법과 제도를 통해 대등한 관계로 자리 잡게 할 때 비로소 편 가르기가 아닌 사회통합이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해외의 버진 아일랜드 같은 곳에 세운 페이퍼 컴퍼니로 흘러간 부분도 적지 않다는 걸 알게 된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며 "재벌들과 전직 대통령의 아들까지 명단에 등장하고 있다. 이래서는 절대로 더 이상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지탱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회정의를 바로잡기 위해 '역외탈세 및 조세도피에 대한 국회 내 진상조사 특위' 설치를 주장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6월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관련법안 처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경제권력의 횡포에 불이익을 강요당하는 사람들인 '을'의 입장에 설 것이다. '을을 위한 정치'는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헌법에 보장된 인간답게 살 권리, 인간존엄을 훼손당하고 있는 우리사회의 모든 사람들이 '을'이다.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가 아프게 만든 모든 국민들이 '을'인 것"이라고 거듭 '을을 위한 정치'를 강조했다.
이어 6월 국회를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국회'로 명명했다고 밝히고, 납품업자의 판매 장려금 규제 등 대규모 유통업 납품업자 보호법, 남양유업 등 대리점 거래공정화법,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위한 공정거래법 등 대리점, 가맹점, 중소기업,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법률의 재개정을 적극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전월세 상한 규제법, 주택임차료 지원법 등 불법채권추심방지법과 카드수수료율 상한제법 등 불공정 대출 규제 및 채무자 보호 강화를 위한 법, 진주의료원 폐업사태와 관련된 지방의료원 설립법의 처리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여야 지도자, 경제주체들이 참여하는 '갑을관계 정상화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위원회'를 구성해 경제주체들 간의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동력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국정원의 대선개입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 사법정의가 무너지고 있다.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정치공작은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라며 "헌정질서를 뿌리째 흔드는 반국가적 범죄행위다. 또한 경찰수뇌부의 은폐 축소수사 지시와 이후 증거인멸은 법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박근혜정부는 법과 정의를 바로 세울 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묵살과 선거법 위반혐의 적용 재검토 주문은 법무부장관 스스로 법과 양심을 저버린 행위"라며 "법무부 장관은 정권이 아니라 정의를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날(4일) 발표된 정부의 '고용률 70% 로드맵'에 대해 "문제의 핵심은 시간제 일자리의 이름이 아니라, 질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용률 70%라는 산술적 숫자에만 집착한 나머지, 전체 임금노동자의 절반을 넘는 비정규직의 현실을 간과하고 있는 점은 실망스럽다"며 "정부는 민간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독려하고, 지원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박근혜정부 100일'평가에 대해서도 "불신, 불안, 불통의 100일이었다"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불신이 싹트고 있다. 후보시절 그렇게도 강조해서 말했던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한 속도조절론 등이 대표적인 경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번 6월 국회에서도 경제민주화 관련법들이 정부여당의 약속대로 처리되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온전히 박근혜 대통령의 몫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사실패와 관련해서도 "국민과의 불통의 극명한 사례가 대통령의 불통인사가 낳은 '인사재앙'"이라며 "집권 초기 TV로 본 인사청문회의 충격을 국민들은 쉽게 잊을 수가 없다. 대통령 혼자 고집하며 임명을 강행했던 청와대 대변인에 의해 대한민국의 국격이 국제적으로 크게 상처 입었다"고 힐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