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박근혜 정부의 모피아 출신 낙하산 인사 '성토'
박근혜 정부 들어 옛 재무부 관료 출신 '모피아'가 속속 금융권 수장으로 배치되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모피아는 옛 재무부 출신 관료들을 일컫는 말로 재무부(MOF, 현 기획재정부)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로 이들이 산하 기관들을 장악하며 거대한 세력을 구축한 것을 빗대어 부르는 말이다.
10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박근혜 정부 하에서 오히려 이명박 정부보다 더한 낙하산 인사가 판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는 내부 출신이 내정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농협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모피아 출신으로 불리는 임종룡 전 국무총리실장과 임영록 전 재경부 2차관이 내정된 것을 지칭한 것이다.
임영록 KB금융 사장은 행정고시 20회 출신이며, 임종룡 씨는 행시 24회로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같은 기수다.
더구나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이 금융당국의 압력을 받고 사퇴하는 일이 불거지자 금융권의 낙하산 논란은 점점 거세지는 분위기다.
금융노조는 "최근 이장호 BS금융회장이 금융당국의 사퇴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사퇴하는 일어 벌어졌는데 관치금융으로 금융산업을 황폐화시켰던 이명박 정부도 하지 않은 일이다"며 "낙하산 인사를 통한 금융권 장악이 이명박 정부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실제 박근혜 정부 들어 금융권의 모피아 출신 진입이 더욱 왕성해 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 9곳과 금융 관련 협회 7곳, 금융지주 10곳 등 총 16곳의 CEO 가운데 절반인 13명이 모피아 출신이다.
최근 선임된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은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출신이고, 최규연 저축은행중앙회장은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을 거쳐 조달청장을 지낸 인물이다.
금융노조는 "낙하산 인사를 통한 관치금융 하에서는 결코 창조경제를 꽃 피울 수 없다"며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최대 리스크는 관치금융이며 박근혜 정부가 이를 해소하는 시작이 바로 낙하산 인사 근절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노조는 "박근혜 정부는 출범 100일도 지나지 않아 관치금융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냈으며, 정부가 원하는 인사를 위해 외압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정부에 낙하산 인사와 관치금융에 대한 종식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