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세입추경 불구…작년보다 9조원 덜 걷혀
소득·법인·부가세 포함 모든 세목(稅目) 부진
경기침체로 사상 유례가 없는 세수 부족 사태가 현실화 되고 있다.
특히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주요 세목 신고·납부가 마무리 된 상황에서 전년대비 10조원 이상 세금이 덜 걷힌 것으로 파악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향후 종합소득세 신고·납부 상황을 지켜봐야하지만, 모자란 세수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정부가 사상 최대 규모인 6조원 세입 추경을 했음에도 불구, 이처럼 세수부족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향후 추가적인 세입경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1일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총 70조5030억원의 세금이 걷혀 목표(199조458억원)대비 35.4%의 진도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9조2132억원)과 비교해 8조7000억원 이상 감소된 것이며, 특히 올해 세수목표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2조원 가량 부족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득·법인·부가세 등 주요 3대 세목을 포함, 전체 세수상황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소득세는 4월까지 총 13조292억원이 걷혀 예산(49조7802억원)대비 26.2%의 진도율을 기록했고, 법인세는 16조5293억원으로 예산(45조9621억원)대비 36%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부가세는 현재까지 25조3828억원이 징수돼 올해 목표(56조6120억원)의 44.8%를 기록했다.
또 상속·증여세는 현재까지 1조2124억원이 걷혀 25.6%의 진도율을 기록했고, 교통세·주세 등 기타세목은 현재까지 14조3493억원이 걷혀 계획(41조9587억원)대비 34.2%의 진도율을 나타냈다.
참고로 작년 같은 기간 소득세는 28.5%, 법인세는 44.2%, 부가세는 48.4%의 진도율을 기록했고, 상증세(30.6%), 기타세목(43.5%) 진도비도 올해보다 훨씬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말 내부부진에 따른 부가세와 관세 부족으로 약 3조5000원 가량 세수가 부족했다는 사실은 올해 세수부족 규모가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상황의 심각성은 올해 4월까지 세수진도율(35.4%)이 과거 3개년 평균(40.5%)와 비교해 5%p 이상 떨어졌다는 부분에서도 증명된다. 이는 전체 세수규모를 고려할 때 예산대비 10조원 이상 세수가 부족하다는 추정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과세당국은 5~6월 종합소득세 납부실적이 아직 반영되지 않았고, 지하경제 양성화 작업 및 하반기 경기회복 예상 등을 통해 세수부족 분을 어느 정도 벌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5~6월 종합소득세 납부실적이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며 "종소세 실적을 집계하면 세수누락분은 조금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세수 공백 사태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미 6조원 상당의 세수 결손을 추경으로 메꾼 터여서, 이를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연말까지 20조원의 세수부족이 예상된다. 참고로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추경예산 검토보고서에서 올해 당초 예산대비 최대 36조원의 세금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더 큰 문제는 박근혜정부 복지공약 이행를 위해 기본 세수 목표치 외에도 연평균 6조원 상당의 세수를 추가로 더 걷어야 한다는 점이다. 기본적인 목표세수 달성도 어려운데 이를 뛰어넘는 추가적인 세입확보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다수의 조세·재정 전문가들은 기본세수가 부족하면 국가 예산집행이 어려워지고, 이는 또 다른 추경예산 및 이에 따른 국채발행 증가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지난 이명박 정권도 임기 말 균형재정을 맞추기 위해 과도한 세입전망을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연말 세수부족으로 추가적인 세입경정이 단행될 경우, 정치권 안팎의 비판수위가 재차 고조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