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부진 여파가 은행들의 가계 집단대출 규모를 감소시켰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국내은행의 가계 집단대출 잔액은 102조5000억원으로 올해 들어 1조4000억원 감소했다. 지난 2011년 말까지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해온 집단대출 규모가 2012년 이후 정체기에 머물러 있는 것.
미시적으로 보더라도 작년 12월 103조9000억원의 고점을 기록한 이래로 차츰 대출규모가 줄고 있는 형국이다.
집단대출이란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꺼번에 이뤄지는 대출을 뜻한다. 대표적 사례로는 근로자 집단대출이나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 등이 꼽힌다.
가계 집단대출 규모의 축소는 부동산 경기 부진 및 관련 분쟁 증가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 금감원 측의 분석. 작년 7월 총 56개였던 분쟁사업장은 올해 4월 64곳으로 늘어났다.
특히 작년 하반기 인천 국제업무지구 등 분양가 대비 현(現) 시세 하락이 큰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분쟁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분쟁사업장 관련 대출잔액은 2조2912억원, 연체잔액은 1조3315억원 수준이다.
집단대출의 유형별 잔액규모는 '잔금'이 63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61.8%를 차지했다. 또 28조5000억원 규모의 '중도금'이 27.8%, 9조5000억원의 '이주비' 대출이 10.4%로 뒤를 이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잔금 대출은 분쟁에 따른 입주 지연 등으로 69조9000억원을 기록한 2011년 말 이후 7.7% 감소했다.
한편 금감원 관계자는 "경기둔화 및 부동산 경기침체 지속 등으로 시행·시공사의 자금사정이 악화되거나 집단대출 소송이 장기화될 경우 은행의 건전성 악화 및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감원은 앞으로도 분쟁 동향 및 연체율 등에 대한 면밀한 점검을 지속하는 동시에,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