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민은행 노조가 임영록 KB금융 회장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며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국민銀 노조, 임영록 회장 내정자 자진 사퇴 촉구 집회 열어
KB금융 회장 인선을 둘러싼 사측과 노조간에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12일 KB국민은행 노조는 오전에 임영록 KB금융 회장 내정자에 대한 4일째 출근저지를 벌인데 이어 이날 저녁 7시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신관치 인사 임영록 퇴진 및 정부의 KB금융 장악 음모 분쇄 총진군대회'를 개최하며 정면 충돌을 예고했다.
이날은 KB금융 임시이사회(의장 이경재)에서 오는 7월 12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임영록 후보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키로 결정한 날이다.
이날 국민은행 노조는 "3년마다 반복되는 관치금융의 끈을 끊어 내고 10여년간 잃어버린 국민은행을 되찾자"는 구호로 집회 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이경 KB국민카드 노조위원장은 임영록 KB금융 회장 내정을 축구와 비교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경 위원장은 "어윤대 회장은 취임 초 KB금융을 금융권의 삼성전자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결과가 어떠냐"며 "3년이 지나도록 기업의 실적은 추락했고 삼성전자 주가가 200% 오를 동안 KB금융의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고 성토했다.
그는 전날 상암벌을 뜨겁게 달궜던 한국과 우즈벡 간의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를 상기시키며 KB금융 회장 선정을 축구 감독 선임과 비교했다.
이 위원장은 "어제 축구경기가 있었는데 작금의 사태를 축구경기에 비유하면 3년 동안 연패만 거듭하고 제대로 성과도 못낸 어윤대 감독이 연임하지 않고 자진사퇴했다"며 "하지만 그 밑에 3년 동안 있던 임영록 코치가 책임지고 동반사퇴하는게 미덕임에도 신제윤이라는 축구협회장이 3년 동안 코치했으면 너도 감독할 때 됐다고 한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임영록 사장의 자질론을 제기하며 "조합원을 대표하는 조합간부들 앞에 3년 동안 한번도 나타나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지금 와서 회장이 되서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는 것을 공감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박병권 노조위원장은 연일 출근저지 투쟁으로 목소리가 한껏 쉰 상태로 마이크롤 잡았다.
박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 새로운 일들이 시작되고 있으며 MB정부 때 4대 천황에 시달려서 가슴이 찢어졌는데 창조경제로 바뀔거라고 기대했더니 각 금융기관에 낙하산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또 그는 "임 사장이 한 일이 무엇이냐"며 "어 회장의 그늘에 숨어서 아무것도 한 일이 없고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해 노조를 만날 필요가 없다고 한 사람이 지금 와서 내부와 소통해서 잘 이끌어 가겠다고 농락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 회장 인선 뒤에는 KB금융과 우리금융을 합치려는 메가뱅크 망상이 숨어 있다"며 "관치금융 종식을 위해 회추위는 모든 평가 과정을 공개하고 초법적으로 선임된 임영록 사장은 즉각사퇴하며 정부와 금융당국은 망국적 관치금융을 증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B금융 회장 선임을 둘러싸고 연일 노조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임영록 회장 내정자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하게 될 내달 12일 임시 주주총회 전까지 상당기간 내부 갈등의 골은 깊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