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원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강성원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내달 2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강 회장은 지난 1년간 한국공인회계사회를 이끌어 오면서 회계업계의 상생과 동반성장을 첫번째 과제로 삼고 일을 추진해 왔다.
강 회장은 "회계투명성 강화가 핵심 화두로 되어 오면서 감사인에 대한 책임은 더욱 과중해졌다"며 "그러나 그동안 공인회계사의 역할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적 인식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동안 기울인 노력과 수고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감사보수와 그로 인한 감사품질 저하 등 여러가지 문제점을 낳으며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를 종합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회계업계가 먼저 상생하고 화합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중소법인에 적합한 회계감사 절차 마련, IT시스템 구축, 법률지원 서비스 강화 등 지원방안도 강구했다. 또한 외부감사인 재무제표 작성 의존과 같은 잘못된 관행을 개선했고 회계업계 대표자 간담회를 통해 ‘상생발전과 동반성장에 관한 선언’이라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강 회장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탈세와 비자금 은닉이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에 "법인의 경우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할 경우 재무제표에 명시해야 한다"면서 조심스레 답했다.
그는 "최근 언론에서 이슈화 되고 있는 페이퍼컴퍼니는 사실 기업보다 개인이 비자금, 탈세를 목적으로 만든 것"이라며 "투자와 해외공장 등 운영을 위해서 페이퍼컴퍼니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페이퍼컴퍼니를 현 회계제도 내에서 당장 개선하려면 정상적인 기업활동에 부작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 회장은 이어 "현재 국제조세의 경우 국가 간 조세제도가 달라 국가 간 조세부문에 대한 컨센서스를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가 우선 확립되어야 한다"면서 "이후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역외탈세, 조세회피 등을 순차적으로 없애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피력했다.
다음은 강 회장과의 일문일답.
Q. 투명한 기업회계 기반구축을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 국가 모든 영역이 회계투명성을 바탕으로 대내외 신뢰를 확고히 쌓기 위해서는 회계 투명성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봅니다. 비영리법인·공익단체·서민금융기관 등이 회계 투명성을 높여야 할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Q.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있다면.
= 첫째, 기업회계만을 중점 발전시키기 보다는 사회적으로 투명한 회계정보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쪽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둘째, 기업이 수준 높은 회계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사업보고서 공시에 회계인력보유 현황도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셋째, 공공부문의 회계 투명성도 함께 개선해야 합니다.
중앙부처, 공기업 등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공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은 회계 투명성이 더욱 강조되어야 합니다. 이미 국가회계기준이 공포되어 일반기업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으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준정부기관 등에 대한 외부감사 확대와 감사선임 방법은 개선 여지가 많아 보입니다.
Q. 대형 회계법인과 중소형 회계법인이 상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데.
= 대형 회계법인의 경우 어느정도 글로벌 수준의 자생력을 갖추고 있어, 중·소형법인들이 시장경쟁력을 강화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함께 상생발전하지 않으면 회계업계가 함께 어려워 질 것이라는 데 모두가 인식을 같이해야 합니다.
◆…김대성 전문위원실장이 강성원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Q. 중소형 회계법인의 감사품질이 높아질 수 있는 지원책이 있는지?
= 공인회계사 장기발전방안으로 감사품질을 제고하기 위해 중·소형 회계법인 등에 적합한 비즈니스기법과 업무수행기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공인회계사 사무소 사무직원들에 대해 회계, 세무 실무교육 등을 실시하고 교육지원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전문 변호사 2명으로 구성된 법무팀을 두고, 중소형 회계법인을 위한 법률서비스 개선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회계업계 모두가 감사 품질 향상과 함께 창의적인 사고와 아이디어로 무장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Q. 회계법인간 과당경쟁으로 인해 감사품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 회계감사 서비스를 품질이 아니라 가격만으로 결정하려는 데에서 과당경쟁이 비롯되어 부실감사로 나타난 것입니다. 감사품질 저하를 막기 위해 회계업계 전체가 재무제표 작성지원 금지를 결의했고, 공인회계사회가 재무제표 작성지원 용역 표준계약서를 마련해 회원들에게 안내했습니다.
Q. 회계업계에도 갑과 을이 있다는데 회계감사의 공정성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 굳이 말하자면 기업 회계감사와 경영컨설팅, 세무 등 회계업계 제반 업무에서 갑을 관계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공인회계사의 서비스는 기업의 재무상태를 가장 객관적으로 파악하여 경영자가 최선의 경영상 의사결정과 판단을 하도록 조언하는 일입니다.
회계감사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다음 세 가지 방안을 제안합니다. 첫째, 회계감사부문의 외부감사인의 독립성은 법으로도 보호되니 만큼 공인회계사는 감사업무의 균형감을 갖고 공정성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둘째, 외부감사인 선임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회계감사 서비스를 품질이 아닌 가격으로만 평가하는 관행은 외부감사인이 누구에 의해서 정해지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셋째, 회계감사를 성실히 받는 기업에 대한 지원책도 강구되어야 합니다. 외부감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기업 중 투명하게 회계처리를 하고 자발적으로 외부감사인의 인증을 받는 경우 세무조사를 유예하는 등 인센티브도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회계업계를 위해 계획하고 계신 사업이나 구상이 있다면?
= 취임 첫해인 지난해 업계의 상생과 화합을 강조했다면 2년차에 접어든 2013년부터는 기업의 상생발전에 기여하는 공인회계사와 회계업계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나아가 공인회계사들이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책임있는 전문가로서 위상을 정립하도록 실천적 과제인 재능기부를 통한 사회공헌활동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회계가 투명해지면 기업경영도 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경제주체가 상생하고 우리 국가경제도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경제 민주화와 창조경제도 사회 전반에 남아 있는 회계의 불투명성을 줄이고 없애는 방향에서 모색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회계 투명성이 미흡해 이를 높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야인 비영리법인, 중소기업 등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회계업계와 함께 공인회계사회 차원에서 점검해 나갈 것입니다.
1만8천여 공인회계사가 함께 지혜를 모으고 열과 성을 다한다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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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회장의 경력은 보통 사람과 확연히 다르다. 삶 자체가 한편의 드라마이자 열정이라 할 수 있다.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不惑)이라는 40세의 늦은 나이에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자체가 유별나다. 48년생인 강 회장은 행정고시(10회) 합격 후 국세청에 근무하면서 중부지방국세청 소득세과장 등을 지냈고 1986년 권영로 안권회계법인 대표의 권유로 회계법인으로 직장을 옮겼다. 강 회장이 회계사 자격증을 딴 것은 회계법인으로 옮긴 이듬해인 1987년으로 우리 나이로 마흔이다. 그는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대구상고에 진학했다. 아버지는 6ㆍ25전쟁 때 돌아가셨다. 홀로 되신 어머니가 5남매를 키웠다. 일본에서 성공하신 큰아버지의 조언으로 대학을 가기로 결심하고 열심히 공부해 서울대 상대에 합격했다. 강 회장은 힘들고 가난했던 어린 시절 덕분에 지금도 굳게 신봉하는 좌우명을 얻었다고 했다. ‘꿈을 꾸면 이뤄진다’는 것. 그는 지금도 믿음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결국은 꿈은 이뤄진다고 믿고 있다. 그가 2003년 딴 미국프로골프지도자협회(PGTCA) 티칭프로 자격증의 골프렛슨프로라는 직함도 그가 살아온 인생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1982년 골프와 첫 인연을 맺었다. 운동신경이 뛰어나 테니스와 볼링에도 수준급 실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골프 시작 1년 만에 싱글에 진입했고 지금도 8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베스트 스코어는 5언더파인 67타. 한번 시작한 일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열의를 갖고 추진하는 성격을 짐작케한다. 그는 한 홀당 평균 퍼팅 수가 1.5개 안팎으로 프로선수 못지 않다. 그는 4~5ｍ 퍼팅은 거의 다 넣는다. 퍼팅은 순간 집중력을 필요로 하고 있는데 강 회장이 퍼팅에 강한 면도 그가 살아온 인생과도 맞아 떨어지는듯 하다. 강 회장이 임진한 프로골퍼와 함께 라운딩을 했을 때 임 프로가 강 회장의 퍼팅 실력에 놀랐다는 얘기도 있다. 그는 유경환 시인의 ‘낙산사 가는 길 3’을 무척 좋아한다. 회계사가 컨설턴트로서 기업을 진단하고 평가하는 등의 일을 어떻게 수행하는지를 설명할 때 종종 이 시를 인용하곤 한다. 세상에 큰 저울 있어 산의 무게와 호수에 담긴 고요 조차도 측정해 보고 싶은 그의 열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