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 아슬아슬한 '곡예'…결론은?

우리나라에서는 거주자와 비거주자를 구분해 납세의무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거주자와 비거주자 판별 또한 세법으로 정해 놓고 있는데,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년 이상 거소를 두었는지 여부를 고려해 거주자와 비거주자를 가릅니다.

예를 들어 비거주자가 한국의 금융기관에 예치한 예금에서 이자가 발생해 이를 지급 받을 때, 한국과 해당 거주지국 간 조세조약에 따라 이자소득에 대해 '제한세율'을 적용, 일종의 세금혜택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금을 조금이나마 덜 내고자 어떤 사람들은 비거주자로 위장하거나, 국내·외 체류 계획을 꼼꼼히 세워 이동 생활을 하며 비거주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도 있어 과세당국의 골치 썩게 만들고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고 있는 A씨. 3년여 기간 동안 국내 금융사에 예치한 예금에서 이자소득이 발생, 이를 수취하게 됩니다. 해외에 살고 있기에 비거주자로 보고 금융사에 제한세율 적용을 신청해 혜택을 받게 됐는데요. 

하지만 과세당국에서는 A씨를 거주자로 판단, 세금을 다시 부과하게 됩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 "국세까지 환급 받았으면서 캐나다 거주자라고?" = 캐나다 영주권자인 A씨는 자신을 한국 거주자로 판단해 세금을 부과한 과세당국의 처분이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A씨는 "국내에서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의 유무, 국내에 소재하는 자산의 유무, 직업, 외국국적 또는 영주권의 취득 여부 등 생활관계의 객관적 사실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본인은 비거주자"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A씨는 "거주자라 하더라도 한국·캐나다 조세조약상 한국과 캐나다의 이중 거주자에 해당한다"며 "이 경우 조세조약에 따라 청구인의 항구적 주거지 및 중대한 이해관계의 중심을 캐나다로 보아 캐나다 거주자로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거주자로 판정한다 하더라도, 이는 각 과세기간별로 개별 판단할 사안"이라며 "한국 체류기간이 2과세기간 동안 365일 미만인 2008년과 2009년의 경우 비거주자로 봐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과세당국은 A씨가 수 년 전 양도소득세를 돌려 받기 위해 거주자임을 주장, 국세를 환급 받은 사실을 찾아내 그의 주장에는 근거가 빈약하다고 반박했습니다.

과세당국은 "A씨의 유일한 수입원인 금융자산 역시 한국에서만 발생하는 등 국내외 자산 소재 유무로 판단 시에도 한국 거주자"라며 "국내에 거소를 둔 기간이 2과세기간에 걸쳐 1년 이상이 경과한 날인 2007년부터 국내 거주자로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A씨가 양 체약국(한국·캐나다)간에 항구적 주거를 가진 이중거주자로 주장할 수 있으나, 이 경우 인적 및 경제적 관계가 더 밀접한 체약국, 소위 '이해관계의 중심지'를 항구적 주거로 판정할 때도 그는 한국의 거주자에 해당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 "장기간 국내 체류, '거주자'맞다" = 양측의 입장을 전달받은 조세심판원은 심사숙고 끝에 과세당국의 논리를 수용, A씨를 거주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정했습니다. 국내 체류기간이 비교적 장기적이고, 거주자임을 주장해 양도세를 환급 받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A씨가 2년여 동안 국내에 있었던 체류기간이 비교적 장기적이고, 양도소득세 경정 청구시 국내 거주자임을 주장해 세금을 환급 받은 사실이 있다"면서 "국내 금융사으로부터 금융소득을 수취한 후 이 중 일부에 대해서도 거주자로 해 종합소득세를 신고했으므로 과세당국의 처분은 잘못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거주자가 비거주자로 되는 시기는 거주자가 주소 또는 거소를 국외로 이전하기 위해 출국하는 등의 사유가 발생한 사실이 있는 경우"라며 "A씨가 거주자임을 주장한 시점 이후로 비거주자로 전환되었다고 할 만한 요인이 없으므로, 2008년 및 2009년이 비거주자에 해당한다는 A씨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참고 심판례 : 조심2013서1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