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준·민병두·정호준 공동성명…금융감독개편 질타
"청와대는 무관심, 감독기관은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 감독 체계 개편이 일부 야당의 반대에 부딪치며 국회 입법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지난 21일 학계와 금융계 TF(task force)가 발표한 금융 감독 체계 개편안의 골자는 금융감독원 내 금융소비자보호처의 수장을 현행 금감원장 대신 대통령이 임명하고, 금융회사 제재권을 금감원에서 금융위원회로 이전하는 것이다.
민주당 김기준, 민병두, 정호준 의원은 24일 공동성명을 내고 "도대체 왜 금융 감독 체계를 개편하려고 했는지 의문이다. 청와대는 무관심하고 감독 기관들은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을 둔 탓에 '앙꼬 없는 찐빵'이 됐다"고 비판했다.
김기준 의원 등은 또 "독자적인 검사권과 제재권이 없으면 제대로 된 독립 기구라 할 수 없다. 제재권 이전도 소비자와 관계없이 금융위의 밥그릇 늘리기에 불과하다"며 "이번 금융 감독 체계 개편은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시작됐으나, 결국 모피아(옛 재무부 관료 출신을 지칭) 왕국을 만드는 것이 됐다"고 비판했다.
TF안에 따르면 금소처는 금감원과 금융회사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금융회사를 조사할 수 있으며 금융위와 금감원에 금융회사 조치를 건의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는 현재 금소처의 기능과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게 김 의원 측 주장이다.
이뿐만 아니라 2000년대 초 카드 대량 연체나 금융 위기 당시 키코(환율 연동 파생 상품) 손실, 저축은행 부실 사태는 청와대와 금융위의 정책 실패 및 부당한 압력이 그 원인이었으나, 금소처장을 대통령이 임명할 경우 독립성은 더 훼손된다는 것.
김 의원은 "금융 공공 기관장의 68%가 모피아 출신이며, 금융회사도 모피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제재권까지 모피아가 갖겠다는 것은 'IMF 경제 위기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며, 금융 감독 체계 개편을 빌미로 모피아 왕국을 건설하는 것이 의심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