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4학년 A씨는 졸업을 앞두고 친구의 소개로 다단계 업체에 가입했다가 1500만원의 빚을 지며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전락했다.
16개의 자취방에서 공동으로 숙식하면서 대출 중개 업체의 알선을 받아 돈을 빌린 뒤 다단계 업체의 물품을 구입하고 생활비에 사용했다.
최근 대학생들의 불법 다단계 사기가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2011년 서울 송파구의 거여·마천 지역에서 발생했던 일명 '거마 대학생 불법 다단계 사건'이 사회적 문제가 된지 불과 2년 만이다. 당시 피해 학생은 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사회에 충격을 준 바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는 최근 이러한 민원이 속속 접수되면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금감원은 전국의 대학교에 다단계관련 유의 사항을 발송하고 학교 차원에서 대학생들을 지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대학생 대출이 이뤄진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저축은행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성수용 금감원 민원조사1팀장은 "여름방학을 앞두고 학자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대학생들이 많아지면서 다단계 업체의 미끼가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앞서 올해 1월에도 전국의 대학교에 피해 방지 지도를 요청한 바 있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생을 상대로 한 대출 사기 피해자는 60여명, 피해액은 10억원에 달한다.
다단계 업체들은 판매 실적이 우수할 경우 고위직 승진과 함께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로 대학생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물품 구매 금액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이 용이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부터 학자금 대출을 받도록 유인, 거액의 빚을 떠넘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