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ETF 기대감 'Up'…업계, 거래세 부과 '촉각'

금융 산업이 확대될수록 복잡한 구조의 상품이 많아진다.

2002년 국내에 도입된 ETF(Exchange Traded Funds)는 주식시장에 상장 및 거래되는 펀드로, 이러한 파생 상품 중 하나이다.

우리말로 상장지수펀드라 불리는데, 일반 주식처럼 손쉽게 사고팔 수 있지만 투자위험이 적은 것은 아니다.

다른 금융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시장 진입 초기에는 정부가 거래세를 면제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최근 학계를 중심으로 거래세 부과가 논의되고 있어, 정부와 금융계 전반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5일 금융조세포럼은 '합성ETF 주요 내용과 과세 이슈'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향후 ETF 시장의 발전 방향과 과세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펼쳤다.

■ ETF 시장 10년 동안 '17조원' 성장, 해외투자로 눈 돌릴 때 =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종목은 대부분이 삼성전자, 현대차와 같은 기업의 주식이다. 또 투자자의 돈을 모아 이들 주식에 투자하는, 즉 전문 운용 회사에 의해 이뤄지는 간접투자는 펀드이다.

ETF는 이들의 장점을 골고루 가지고 있는 금융 상품으로 거래가 편리하면서 상품이 다양하다. 상품이 다양하다는 것은 여러 개의 종목에 분산투자가 가능한 것을 의미한다.

ETF는 삼성그룹, LG그룹과 같은 기업 주식뿐 아니라 은행과 자동차 등 특정 업종, 국채와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된다. 

이날 발표를 맡은 문경석 KB자산운용 퀀트운용본부장은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ETF보다 더 나은 간접투자 방법은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ETF는 다른 금융 상품과의 형평성 문제도 적지 않다. 일반 펀드는 투자자 의지와 관계없이 전날이나 다음 날의 종가 기준으로 매수 및 매도가 되지만, ETF는 실시간 원하는 가격으로 매매를 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다.

또 거래세가 없으면서 배당금이 지급될 때 배당 소득세와 주식 처분 시 양도소득세만 부과된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에 거래세 부과 문제가 논의되면서 금융 투자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문경석 본부장은 "거래세가 부과될 경우 ETF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증권사들은 판매사(AP)나 유동성 공급자(LP)로서 거래세를 내는데, LP가 제시하는 호가(呼價) 안에 이미 거래세가 포함돼 있어 투자자 거래세 부과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다.

따라서 증권사들은 만일 거래세를 부과해야 한다면, ETF 자체에 부과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ETF 내 포트폴리오 변경(사고파는 종목 변경) 때마다 부과할 것을 건의하고 있다.

■ 합성ETF 허용, 해외투자 늘며 과세 형평 논란 =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손영철 세무사는 "해외에서는 ETF를 하나의 법인으로 보고 배당소득과 양도소득에 소득세를 부과한다. 만일 국내 운용 회사가 해외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할 경우 과세 형평이 문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이처럼 지적한 것은 현재 국내 ETF 시장의 70%를 국내 주식이 차지하고 있지만, 향후 합성ETF가 도입되면서 해외 채권이나 주식이 투자의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합성ETF란 ETF 안에서 스와프거래를 통해 ETF와 현금을 주고받는 구조이다. 기존의 ETF에서 더 나아가 국내 운용 회사가 투자하기 어려운 자산(운용 능력, 매매 비용의 문제로)에 간접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합성ETF 허용되면 투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만큼 해외투자가 늘 수밖에 없는데, 이때도 과세 형평이 문제될 수 있는 것이다.

우선 해외에 투자를 하면서 국내에 상장된 ETF의 경우 '매매 이익'이나 '보유 기간 동안 과세표준의 상승분' 중 적은 금액에 소득세가 과세된다.

예를 들어 투자자 A씨가 6월 25일에 ETF를 사고 이틀 뒤인 6월 27일에 팔았다고 가정할 때, 매매 이익은 실시간 가격에 따라 결정되지만, 과세표준은 24일 종가와 28일 종가 차이에 의해 정해진다.

또 해외에 상장된 ETF는 현지의 배당 소득세에 따라 국내 세율이 결정되는데 조금씩 차이가 발생한다. 현지 세율이 높으면 국내 세율이 낮고 현지 세율이 낮으면 그 반대이다.

양도소득세의 경우 보유 기간에 관계없이 20%가 부과되며 분리과세된다. 따라서 고액 자산가일수록 세금을 적게 낼 수 있다.